메뉴 건너뛰기

서울사대부고 21회 동기회 Life · Dream · Memories
블로그21
2019.03.20 21:47

봄 오는 소리

조회 수 6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1 (12).jpg

                                                                                    양수리 250mm ISO200 1/400S

 

 

 

봄 오는 소리

 

 

바람이 분다

겨우내 죽은 듯 누워있던 키 낮은 풀들이

파르르 일어서는데

아무도 눈여겨보는 사람이 없다

봄은 가녀린 것들의 외로운 떨림으로

보일 듯 말 듯 묻어온다던데

 

교각에 몸 부딪쳐 부서지는 저 강물도

분명 꿈틀대며 버팅기며 반짝이고 있는 것이려니

완전한 자유는 깨어져야 비로소 누릴 수 있다 했던가

산다는 것은 그렇게 끝없이 몸 뒤집어야 하는 것

부서지다 포개지다 이내 흩어져

흔적마저 모두 지워져버릴지라도

 

오늘도 바람이 나를 흔들고

강물도 나를 흔들고

나를 가두어두었던 내가 강 밑바닥에서

천만 개의 푸른 눈망울을 달고 올라온다

지금은 모두 씻겨갔지만

몸에선 다시 푸른 비린내가 나고

옛날처럼 가슴 두근거리는 설레임은 아니어도

아, 어디서 봄이 오는 소리

 

 

돌배나무/김용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75 옛 홈피에서 옮긴 좋은 글 --- 이은식 편 --2 1 file 김해진 2022.02.14 680
2574 옛 홈피에서 옮긴 좋은 글 --- 이은식 편 --1 2 file 김해진 2022.02.07 3749
2573 옛 홈피에서 옮긴 좋은 글 --- 조경현 편 --2 1 file 동기회 2022.01.31 509
2572 옛 홈피에서 옮긴 좋은 글 --- 조경현 편 --1 1 file 김해진 2022.01.25 425
2571 흐린날의 모노로그 2 file 김용민 2021.06.28 329
2570 “빨리 걸을 땐 못 보았네, 천천히 걸을 때 본 그 꽃” 1 file 이서항 2021.03.12 328
2569 강은 내 삶의 은유 1 file 김용민 2020.06.23 303
2568 꽃은 그리움이다 2 file 김용민 2020.05.10 321
2567 봄날은 간다 2 file 김용민 2020.03.21 307
2566 바람개비 file 김용민 2020.02.28 265
2565 혼밥과 햇반 1 file 김용민 2020.01.23 220
2564 칠순 잔치 회상 1 file 도서반 2019.12.29 189
2563 흐린 날 아침 한담(閑談) 2 file 김용민 2019.12.22 135
2562 능소화 지던 날 - 고 정진권 선생님을 기리며 윤기정 2019.11.14 122
2561 1982년생 김지영이란 영화를 보고 이민관 2019.10.29 89
2560 사릉에서 길을 잃다 file 윤기정 2019.09.24 59
2559 나무사진을 위한 모놀로그 1 file 김용민 2019.06.21 65
2558 세조길을 걸으며 file 김용민 2019.05.07 86
» 봄 오는 소리 file 김용민 2019.03.20 63
2556 눈 혹은 꽃 1 file 김용민 2019.01.15 4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30 Next
/ 13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