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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대부고 21회 동기회 집행부
공지사항
2004.08.26 17:44

주중 산행 후기

조회 수 3163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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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비가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드니, 아침에 내려다 보니 땅이 젖었네.
비도 조금씩 오고...

더운 여름은 다 쫓아 버리는, 그런 기분 좋은 아침이다.

대교총무가 오늘 산행을 제안했을 때, 한 말.

"경현과 해진만 나오게 되었으면 그게 해진이 너 전생에 좋은 일 많이 한 결과인거여."

그런데, 오늘의 케이스는 어느 쪽? 해진은 전생에 좋은 일 많이, 경현은 덜? 아니면 그 반대?
하여간, 현숙씨, 애수씨만 부러워 했었는데...  오늘은 내가?

시간약속 안 지키는 것을 뭣 보다가도 싫어하는 다섯이 모였다.
10시도 덜 되어서 도착해서, 왜 아무도 안오느냐고 전화하는 그런 모범생들...

나와 경현씨는 안 나올 수 없는 위치이고,
긴 여름잠에서 깨어났기에 이번 토요 산행에서 남들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서, 미리 몸풀기 하러 왔다는 은숙씨,
화학반 모임예고에서 오랫동안 못 봤다는 글을 읽었는지 바로 연락이 되어서 나온 소영씨,
개학 전에 한번 더 등산이 하고파서 올까말까 망설이다가 달려 온 인숙씨.
이렇게 네 여인을 거느린 영광을 내가 갖었다.

이런 좋고 드문 기회에, 뭐가 불만이겠냐마는,
땅이 아침의 비에 촉촉히 젖어, 맨발로 산림욕장의 산길을 밟을 때는 젖은 진흙이 발가락 사이로 살짝 삐져 나오는, 약간은 미끄럽고 기분 좋게 느껴지는 감촉이 상쾌하다.
이제, 매미도 한물 갔는지 소리도 그리 시끄럽지는 못 하고, 살짝 낀 안개사이의 한껏 짙은 초록색의 나무잎이 아주 더울 때와는 또 달라진 듯하고, 소나무 향기가 그윽한 것이...거기에 쉬지 않고 재잘거리며 웃어재끼는...
근무날에 땡땡이 치고 나올만 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런 맛, 다 알기는 알지?

맨발의 감촉이 좋아, 옥녀봉까지 맨발로 올라 왔더니, 옆 팀의 아저씨가 "얼마나 가난하면 이 산길을 신발도 못 신고..."하면서 측은하게 쳐다본다.

옥녀봉에서 과천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경치 구경을 한 번 잘 하고, 내려오면서 개울가에 퍼질고 앉아서 진흙 묻은 예쁜 발도 닦고, 인숙씨표 솔잎주도 마시고, 배 곯을까 봐 간식으로 마누라가 싸준 유부초밥도 먹고...
발을 씻고 나니, 피곤이 싹 가시는 듯.

역시, 경현씨는 영원한 초짜.
초짜를 기다리는 나의 마음에 쏙 들게한다.
그래도 내려와서는 힘 안든다고 하는 걸 보면, 힘든 척, 약한 척해서?....

다 내려와서 생두부에, 파전에, 소주 한 병, 그리고 해장국 한그릇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네 시종을 거느린 기분 좋은 하루를 마감했다.

나만 기분좋았던 건 아니겠지?

다음에도 목요일 언젠가에 이런 즐거운 기회를 다시 갖기로 무언의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 ?
    조경현 2004.08.26 18:15
    옥녀봉 올라가는 길에...<입맞춤길>이 있었다.
    네 여자와 한남자...우리는 순번을 정했다.
    은숙이 1번, 나 2번, 소영이 3번째...맨마지막으로 차례가 된 인숙이 한마디에
    우린 모두 배꼽잡고 나 뒹굴었다.
    "얘들아! 제일 나중에 해야 제일 길게 하지~!"

    해진씨~ 고마웠어요.^^
  • ?
    홍현숙 2004.08.26 21:12
    해진씨
    드디어, 그렇게 기다리던 촛짜와의 산행...해진씨 허리띠 한구멍 줄었겠네요.
    소원성취? 하셨네요.....
  • ?
    김영호 2004.08.27 08:17
    글 쓰는 것보니 화학반이 아니라 백조파(주: 청량리에서 필터 없는 담배 뒷동산에서 피던 애들)였던 것 같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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