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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대부고 21회 동기회 Life · Dream · Mem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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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둥산 억새밭을 내려오며

 

                       김용민 05-11-14 12:33 | HIT : 216

 

 

 

 

오랜만에 따라나선 산행길

아름다운 풍광은 이름 없는 곳에 숨어 있어, 그 것을 찾아내고

또다시 만나게 될 새로운 아름다움에 설레게 되는 것이 여행의 기쁨이라 했던가

번잡한 도시를 벗어날 때 굽어 도는 길목마다

언덕 틈새로 잠시 모습을 비쳤다가 사라지는

낮선 풍경과의 만남은 언제나 반갑다

 

어쩌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강물은 시퍼런 깊이였고

강 건너 보이는 산등성들 마다에는 노랗게 익은 낙엽송들,

그리고 단풍잎들이 한데 어우러진 모습이 다시는 만날 수없는 사내를 보내기 위해

마지막 화장을 하는 여인의 얼굴처럼 화려했다

 

나는 한 번도 억새꽃 지는 모습을 본 적 없으나

서리가 내려앉기 시작하면 꽃을 지운 억새는 이름처럼 억세기만 했던 허리를 꺽고

땅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가을 햇살에 하얗게 반짝이는 억새꽃을 보리라 기대했던 우리의  바램을 저버린채

억새는 땅끝에 빈몸을 세우고 가을 처럼 서 있었다

하지만 만삭의 민둥산을 품고 있는 가을 하늘은 여전히 맑고 투명했으며

덧없이 한 철의 생애로 요절해 버리고마는 억새를 위해 바람은

소슬한 음절을 고르고 있었다

그렇다면  오늘 억새밭이 우리를 초대해 놓고 벌이는 잔치는

환영이 아니라 어쩌면 마지막 전별식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민둥산에 억새밭이 있다는 것은 민둥산을 위하여 다행한 일일테다

억새가 민둥산을 떠나고 난 뒤

민둥산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민둥산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산허리에 흘러 넘쳐나는 억새는 여전히 손짓을 날리고 있는데

손짓 따라 멀어져가는 가을의 뒷모습,

억새밭을 따라 길게 골져있던 오솔길은 약간 쓸쓸해 보였다

하지만 엷은 우수같이 보이던 그 분위기가 사실은 쓸쓸함이 아니라

진한 아쉬움 같은 것이란 것을 안 것은 민둥산을 벗어날 때였다

 

만남 뒤에 필연처럼 따르는 이별을 위하여

손을 흔들어야하는 안타까움,

언젠가 헤어짐은 또다른 만남의 시작이라했던 어느 시인의 말을 기억하며

나는 언젠가 다시 만남을 위하여 민둥산을 내려오고 있었다

......................................................................

40년 남짓한 세월이 지난 시간위에 떠오르는 우리들의 추억은 가끔은 빛바랜

흑백사진처럼 흐리다. 존재는 구체적인 윤곽을 가진 것이 아니라 바람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지금껏 우리들이 지상에서 맺은 우정은

아름다운 풍경으로 어디엔가 반드시 남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억새처럼

 

글/김용민

 

*함께했던 사진들은 시간 나는대로 정리해서 올려놓겠습니다

 

 

 

 

 

      이공욱

           김시인의 만감을 저리게 하는 위의 산문을 읽다보니 한발 늦게 찾아간 민둥산의

           철 지난 억새풀의 풍성치 못한 모습과 어느덧 60고개를 향해 대오를 지어 다가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어쩐지 허전함이 느껴지오.

      경고컨데, 괜한사람 감상에 젖게 하지 마시오. 이곳 먼곳 거제도에서도 가을을 타는가 보오. 11-14  

 

     오정희

          그 경고, 참으로 맘에 듭니다.

          용기가 부족하여 감히 그 경고, 못내렸었지요.^^~ 11-15  

 

     박혜옥

          내년엔 억새밭의 환영식엘 가면 어떨까요?

          손을 흔들어야하는 안타까움도 없을테니까~~~~ 11-15  

 

     김용민

          담에 언제 한 번 가 봐요.

          가거들랑, 쉬운 길로만 다니지 말고 억새밭 가운데 함 들어가 누워 봐요

          바람 지날때마다 어디선가 억새들 비명 소리 같은게 들릴거에요

          괜히 바람잡는 게 아니에요

          외롭거니 쓸쓸하거니 시늉으로 해 두고

          다만 지금은 지는 억새풀 붙들고 아름답거니 ........ 11-15  

 

     이인숙

          이 멋진 억새밭에 내가 다녀왔다는 것이-------- 참 대견하답니다.

          ---에고고 ?? 지금 생각해도 힘이드네. ----

          초반에 힘들어 연수씨를 고생시키기도 햇지만, 너무나 좋은 추억 간직합니다.

          용민씨의 멋진 글들 속에 시들어가는 억새들의 장관이 다시 떠오릅니다. 11-16

 

 

 

 

겨울 풍경 속에서

 

                  김용민 06-01-23 22:26 | HIT : 201

 

 

 

 

모처럼 토요일 아침, 거실 유리창을 통해서 들여다보는

하늘의 막막한 깊이가

홀로그램 필름처럼 일그러지더니 휘청했다

며칠 눈을 뜨고 새벽을 맞은 탓이리라

 

오늘은 오랫만에 카메라를 들고 동네 월드컵공원을  찾았다

이제는 눈 감고도 알 수있는 호수 산책길

토요일은 오리도 쉬는 날인지 한가로운 모습이 여유로워 보인다

맨발로 얼음 위를 줄 맞춰 걸어가는 오리 세 마리를 보다가

문득, 이 와중에 지 지난주 영하 10 도의 매운날 군에 입대한

막내 녀석 생각을 해 본다

 

봄 날 같은 날씨 탓인지

좀처럼 풀리지않을 것처럼 꽁꽁 얼어 붙었던 호수에

얼음 구멍마다 햇볕이 스며들어 스멀스멀 물이 배어 나온다

얼었다가 녹고 또 얼고. 다시 또 녹고 .

끝 없이 반복되는 일상

이것은 아마도 물리현상이 아니라 생명현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햇살과 얼음과 물이 어울려 빚어 낸 풍경이 아름답다

을씨년스럽기만한 겨울 풍경도

아름다울 때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추워지면 오히려 평화를 되찾는 오리에게서

추운 겨울을 나는 법을 배운다

 

 

 

 

 

      조경현

           서울사대부고...즐겨찾기를 누르다가,

           쨍! 하는 맑고 투명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용민씨가 올린 사진때문이었군요. 01-24  

 

      황준용

           글 뿐아니라 이젠 카메라 웍 내공도 장난 아니네... 01-26  

 

      박혜옥

           저는 용민씨의 아름다운 글에서 인생을 배웁니다. 02-02

 

 

 

 

아주 오래된 기억

 

               김용민 06-07-13 23:21 | HIT : 201

 

                        

1.

 

나는 늘 배가 고팠다

뭘 못 먹어서가 아닌, 꺼지지 않는 배고픔

 

누군가가 왜 여기에 혼자 앉아 있느냐고 물었을 때

세상은 이유 없이 의자 위에 나를 내려놓더니

어둠 속으로 잠겨 버렸고

난 그 어둠 속을 두리번거리다가 어둠이 되었노라 말했었지

참으로 소중했던 내 모든 것을 삼켜 버린 어둠,

그리고 밤마다 오늘이 마지막이었으면 하고 눈을 감던

무섭도록 긴 겨울

 

2.

 

오늘도 어김없이 밤은 그을음처럼 다가오고

어디서 목 꺾인 새 울음소리

그리고 여러 번 죽어도 지워지지 않을 그날 아내의 목멘 헛웃음 소리

귀로는 듣지 않고 가슴에 담아두기 위해

조용히 눈을 감았다.

 

3.

 

비가 그쳤다

금방 큰일을 낼 것처럼 달려들던 구름들은 어느새

산을 넘더니 다시 솟지 않고

비어있는 긴 의자 위로 가만히 다가와 동그랗게 똬리를 트는

햇살 한줌,

제법 무슨 설움을 아는 자세다

이미 오래전에 떠난 사랑에게도 떠날 명분을 챙겨주는

속 깊은 사람처럼

 

 

    

 

      홍현숙

           용민씨 반갑습니다.

           비가 개이고 나면 어김없이 찬란한 햇빛이 비추겠죠? 07-14  

 

      조경현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용민씨! 07-14  

 

      이미자

           용민씨 오랫만입니다

           너무나 반갑군요....................너무나도~! 07-14  

 

      오정희

           반갑긴 한데...좀...

           마치 세상과 암연을 맺은 듯 한... 07-14  

 

      박혜옥

           어둠이 있기에 찬란한 아침이 있고....

           긴 겨울이 있기에 따사로운 봄이 있는 것 아닐까요?

           용민 시인의 시를 오랜만에 만나니 용민씨도 보고싶네요. 07-15

 

 

 

 

그 때, 주머니가 없던 교복 바지

 

               김용민 06-08-09 11:06 | HIT : 164

 

 

 

 

돌이켜보면 학교 다녔던 시절 우리 남학생 교복에도 분명

바지 주머니가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나이 어린 우리들 마음에 무소유 사상을 심어주려는 선생님들의

심오하고 높으신 탁견은 분명 아니었을 듯하고

 

암튼 난 그 때 하복에 바지 주머니를 달았다가

"임" 모 "조" 아무게 선생님에게 걸려 두 번이나 "쫘악" 무자비하게 바지를 찟긴

아픈(?) 추억이 있습니다

것두 을지로 강당에서 조회시간에 우에서 아래로 허벅지가 다 보이도록 말입니다

참 쪽 팔려서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지요

 

바지주머니에 손 넣는 버릇은 중학교 때인가 보았던 영화 때문 이었지요

흑백 영화였는데 지금은 제목도 주연배우 이름도 잊었습니다만 암튼

주인공이 안개 낀 새벽 거리를 바지 주머니에 두 손 푹 찔러 넣고

걷는 모습이 어찌나 폼나게 보였던지

역광으로 얼 비치는 가로등 불빛에 하얗게 품어 나오던

담배 연기까지 말입니다

 

난 그 때부터 지금까지 주머니에 손 찔러 넣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버렸지요

한 겨울에 살 얼음 길에서 주머니에 넣은 양손을 미처 빼지 못하고

몸으로 나뒹굴지를 않나, 뻑하면 정마담에게 청승맞고 후줄그레하게 걷는다고

쿠사리(딱 맞는 단어가 떠 오르질 않아서...)를 먹지 않나...

 

제가 훗날,

아침에 올려 놓으신 위엣 사진처럼 비싼 안동 삼베 수의를 입게 될지

아니면 싸구려 중국산 수의(제조 원가를 알고 있음) 입게 될지 알 수 없으나

난 그 때도 내가 입을 수의에 주머니를 달아 달라고 고집 할 겁니다

비록 가져 갈 것 하나 없지만 말입니다.

 

 

 

 

 

 

갯벌에 서서

 

                 김용민 06-09-27 20:57 | HIT : 342

 

 

 

 

오랫만에 강화섬 해안도로를 달려 봅니다.

황금빛 들녘을 지나는 바람 소리가 오늘은 먼 파도소리 같이 아득합니다

가을바람 소리가 요란한 것은 메마른 나무 잎새들의 최후의 몸짓 때문이란

생각을 해 봅니다

 

육지에서는 산과 들의 색깔만 보아도 쉽게 계절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만

바닷가에 서면 계절을 쉽게 느끼지 못합니다

육지에서 놓진 계절이 아쉽다거나 오래 잡고 싶은 순간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바닷가에 서 보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가장 가는 비단실 한 올보다도 더 섬세한 수평선의 아슬아슬한 선율

멀리 갯벌 지나 수평선 가까운 곳에 썰물에 밀려나간 바닷물들이 선들바람

틈새에서 은빛으로 일렁이고 있습니다

 

서해 바다에 나와 보면서 바다가 낮은 곳인줄 비로소 알게 됩니다.

세상에 온갖 것들을 모두 담고 있는 넓고 깊은 바다, 깨끗한 것은 물론 더럽고

추한 것들까지 담고 있으면서 결코 썩지 않는 바다,

바다를 닮고 싶다면서 내 안의 더러운 것들 추한 것들은 하나도 버리지 못하고

크고 깨끗한 것만 가지려는 욕심으로 가득 차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합니다.

가장 낮아진다는 것은 바다처럼 크고 넓어야 하는 것이 아닐런지요.

나는 얼마나 낮아 질 수 있는가 생각해 봅니다

 

바람 소리가 제법 요란 합니다

어떤 사물의 가장 솔직한 모습은 벌거벗은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저 갯벌처럼 나의 속내를 밝은 세상에 모두 드러낸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겠지요. 나의 약점에는 관용을 베풀면서 남의 허점에는 날카로운 칼을

들이대 아프게 했던 지난 세월들, 장점만 가지고 사는 사람처럼 행세하며 살았던

시간들이 나를 외롭게 하고 피곤하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 해 봅니다.

나를 치장하고 있는 것들을 모두 벗어 버리고도 아름답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보면서.....

 

 

덧말:

지난번 문수산 산행하던 날, 산보다는 바다가 보고 싶었습니다.

몇몇 친구를 꼬드겨 해안도로를 달렸습니다

그 때 바닷가에서 사진을 찍으며 생각한 것들 입니다

게을러서 이제야....

 

 

 

       오정희

            오늘은 조용한 가운데 문학과 미술의 향기가 물씬 풍깁니다.

            이런 분위기 또한 친구들 모두가 좋아하지요...^^` 09-28  

 

       박혜옥

            늘 반성하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 평범한 우리 인간 아닐까요?

       나를 치장하고 있는 것도 하나도 없는 것으로 느껴지는데.... 부족함이 하도 많다보니..... 09-28  

 

       조경현

            용민씨 블로그에...들락날락...ㅎㅎㅎ

            조횟수 올라간거...다 내탓임.^^ 09-28  

 

       이영목

       용민성! 간만이유~ 지는 조용헌의 "고수기행"을 읽고 있시유~

       이조시대를 이해하려면 문중을 이해하여야 되유~ 09-29  

 

       황준용

            이렇게 아름다운 글을 쓰는 사람은 그 맘도 섬세하고 아름답겠지?

            난 항상 글 짤쓰는 사람보면 부러워 09-29  

 

       김용민

            우리가 지는 해를 보면서 슬퍼하지 않는 것은

            저 태양이 내일 다시 떠 오르리라는 믿음 때문일 것입니다

            사는 것이 늘 아름답지만은 않지만,

            행복하지는 않지만, 절망하지 않고 좌절하지 않는 것은

            언젠가는 좋은 날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어서겠지요

            ..................

            언제 보아도 반가운 이름들 입니다 09-29  

 

      손찬영

      김 작가 데려다 준 사람은 손 찬영 입니다. 그때는 내 눈에 황량한 갯벌 밖에 안 보이더구만,

      이런 멋있는 작품이 나올 줄이야, 정말 그대는 대단한 친구다. 09-30  

 

      안희영

           낮아진다는 것은 크고 넓어야 한다는 말.

           꼭 기억하며 살아야 하는데...

           너무 잘 잊어버리니 자주 글 올려주세요. 10-01  

 

      홍현숙

           용민씨 블러그에 자주 들락거리지만 감히 퍼오질 못하겠어요.

           언니들하고 하는 비공개카페에는 자랑하느라 가끔 퍼 옮기지요.

 

           용민씨 부탁할께요

           조금만 더 부지런 하세요...ㅎㅎ 10-01  

 

      최영해

      용민씨 블러그가 어디야? 가르쳐줘.

      시인님이 이젠 사진작가 데뷔해서 우리 홈피를 멋지게 장식하네여 10-30  

 

      최영해

           아하,, 조기 위에 블러그주소가 있구면.. 10-30

 

 

 

 

학교 가던 길

 

                   김용민  07-01-21 18:55 | HIT : 271

 

 

 

 

겨울답지 않게 포근한 오후, 하늘마저 파랗습니다

이처럼 햇살이 눈부신 날은 마음이 자꾸 몸을 밖으로 밀어냅니다

오늘은 사무실에서 가까운 청계천을 걸어 보기로 합니다

작년 언젠가 한번 갔다가 하염없이 둘러쳐진 콘크리트 벽이 답답하고 숨이 막혀 서울에

살면서 지금껏 걸어보지 못했습니다

 

봄은 마음으로부터 온다는 말처럼 아직도 내 마음속에 남아있는 겨울을 씻어버리기 위해

양지쪽을 천천히 걷습니다

바람은 아직 차가운데 양지바른 곳은 꽃이 피어날 것만 같고 물소리가 요란합니다

천천히 느린 걸음으로 걷다보면 차를 타고 달릴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도 보이게 됩니다

 

지금은 개천 따라 상가들이 늘어섰고 높은 건물들이 즐비합니다만 검정 교복입고 학교

다닐 때는 양쪽 둑으로 토끼풀이 무성했었고 군데군데 염소들이 매어져 있을 만큼 한적

했었습니다

토요일 수업이 끝나면 동네 사는 예닐곱 명이 모여 일부러 지름길인 큰 길로 가지 않고

용두동 학교에서 전농동까지 청계천을 거쳐 걸어서 집으로 갔습니다

아마 지금 청계천 9가 마장동쯤 아니었나 생각 됩니다

점심도 거른 채 개천에서 가방도 팽개치고 장난치며 놀다가 그 때 유일하게 놓여있던

살곶이 다리 같이 생긴 나무다리를 건너 집으로 오면 오후 서너 시가 훌쩍 넘어있었지요

 

아침마다 한 동네 사는 친구들이 동네 입구에 모여 함께 걸어 다녔지요

집에서 학교까지는 속보로 한 사 오십분 걸렸을라나, 버스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만원

버스에 매달려 가는 것도 고역이었고 웬만한 거리는 걸어서 다녔지요.

지금도 그 습관 때문인지 걸음걸이가 빨라 가끔씩 정마담과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한 소리

듣고는 합니다

 

얼마 전 한 동네 살았었노라는 어떤 친구의 글도 보았습니다만 그때는 왜들 그리 쑥맥

이었는지 몸뻬(?)바지 입은 같은 동네 여학생과 마주쳐도 눈인사는커녕 고개도 들지 못

하고 휭하니 지나치고는 했습니다.

어쩌다 동창회 모임에 나가 그 시절 한 동네 살던 여학생과 마주치게 되면 옛날 생각을

하며 혼자 속으로 웃고는 합니다.

 

그 시절 사진이 있으면 하련만 몇 번 이사통에 잃어버렸는지 학교 때 사진은 앨범을 비롯

해서 한 장도 남아있지 않아 사진 파일을 뒤져 이 사진을 올려놓습니다 

우리 동네 불광천 징검다리인데 작년에 사진작가 클럽에서 꽤 호평을 받았던 사진입니다

 

( 나이 탓일런지요. 점점 쑥스러운 것도 없어져 이젠 자화자찬도 거침없이 합니다)

 

 

 

글/사진/김용민                                                      http://blog.paran.com/wildpear

 

 

 

 

 

 

       김용민

            아참,

            전농동에 사시던 이성자 친구를 앨범 사이트에 들어가 오늘에야 기억해 냈습니다

            그 때 기억이 모두 지워지지 않고 조금은 남아 있었고

            멀리 해외에 사신다구.....새삼 반가웠습니다 01-21

 

 

 

 

 

그리고 그대, 잘 가세요 (이윤우 氏 영전에)

 

                 김용민 05-05 01:56 | HIT : 393

 

 

[그리고 그대, 잘 가세요]

 

 

한 낮에 새 한 마리 푸드득 날아 간

모과나무 가지 사이로

오늘따라 무채색 밤 하늘이 멀게만 보이네요

저기, 흐린 하늘 가까스로 열고 나와

눈 맞추는 별 한 점

누군가 지상의 한 사람 올라가

별들 사는 동네로 주소를 옮겼나 보네요

..................

..................

 

새벽까지 끄적여 보지만

갑자기 그 알량한 시 한줄 쓸 수 없네요

뭔지 모를 습기가 밑바닥에서 솟아오르고

좀 더 살갑게 대하지 못했던 아쉬움에

가슴이 자꾸 먹먹해 지네요

 

“ 저기 멈칫거리는 순한 구름이 꼭 그대를 닮았네요”

쓰려다 말고

딴소리만 잔뜩 썼다가 이내 지워 버리고

겨우겨우 서툰 글 몇 줄 만들어 놓았네요

 

이제 그대 곁에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고

너무 외로워 마세요

가슴속에 늘 우리가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참, 거기는

아픔이 없는 세상 이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잘 가세요

 

오월 초닷새 김용민 삼가

 

 

 

 

 

       손찬영

       용민아 나는 글로 표현을 못하겠지만 ,무언가 허전하고 아쉽구나, 앞으로 친구들에게 잘 해야지, 05-05  

 

       안희영

            성숙이 아들 허웅신부님이 윤우의 가는 길 미사 집전해 주셨습니다.

       눈물이 너무 많이 날 것 같아 고별미사는 참석을 못했습니다만 하느님께서 꼭 지켜주시리라 믿습니다.

            아름다운 윤우야! 잘 가. 05-05  

 

       권오현

            눈에 어른 거립니다...

            언제나 활발한 모습으로 행사의 기념 촬영을 하던 모습...

            감미로운 목소리로 여러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주던 그녀의 노래...

       몸이 불편 하면서도 애써 환한 표정을 지으며 친구를 맞이 해주던 어느 모임에서의 모습...

            이제 다시 볼수 없다니 너무 서운 합니다...

 

            윤우씨!!! 고통없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지내소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05-06  

 

      이미자

           늘 그렇게 흩트러짐이 없는 윤우~

           꽃향기 그윽한 오월에 하늘나라에서 그 고운 목소리와 함께 그리고 고운 미소와 함께

           늘 그자리에서 항상 한결같은 윤우였었지요

      우리곁에서도 윤우가 있었으면 하지만 아마도 하늘나라에서도 윤우가 꼭 필요했었나봅니다

      고운 목소리로 노래하면서 천국을 아름답게 ~~ 더욱더 아름답게 꾸며가고 있을겁니다 05-12

 

  • profile
    김해진 2022.04.25 08:40
    오늘 사진은 용민 씨의 글 중, "겨울 풍경 속에서"에서 나오는 사진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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