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공원/ Digital
11월 에게
공원 화장실 하얀 벽 위를
먹물 덩어리 같은 나무그림자가
윤곽을 잃고 헤매는 오후.
마른바람이 갑자기 생각이라도 난 듯
몸 몇 번 뒤집더니
황갈색 잔디 위를 달리기 시작한다.
머잖아 마지막 남은 한 잎 낙엽이
뺨을 후려치고 달아날 때쯤 그 때쯤, 이 가을도
끝이 날 테지.
하늘을 떠돌던 눈송이들이 하나 둘
날 파리처럼 달라붙으면서
겨울은 다시 시작 될 테고.
나는 또 퍼뜩 정신이 들어
아마 작년처럼 내 나이를 헤어 볼 거야.
김용민
블로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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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잘도 흘러가네요.
'작년처럼 내 나이를 헤어볼꺼야'
빠르게 착착 더해가는 숫자의 무게.... 무서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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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히 떨어진 마지막 나뭇잎 하나가 외롭습니다.
정말 세월이 살같이 지나갑니다.
또 한해가 무심히......나이를 세기도 싫어지는데......
오랜만의 시인의 시가 너무 반가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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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루.. 시인은 다르네요.
용민씨의 시를 읽자니
스산함,쓸쓸함으로 소름이 돋는 듯 해요.
(내가 젤루 좋아하는) 11월에...
아쉬움,외로움,그리움, 상실감등등으로
아무리 가슴이 아려도...
이런 것들도 나의 좋은 친구이며
'행복'의 필수요소가 아닐까요?
가을을 통해 (겨울까지)
그동안의 생활에서 생긴 각질을 벗겨내고
다시 말랑 말랑한 감성을 지니게 될것이고...
그러니깡 우리 친구들,
이 가을에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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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외로움, 소외, 분노로 우리는 퉁탕거리고
그 삐걱댐으로 한쪽으로 기울고 허기지고 돌아서게 되지요
벌써 11월, 마른가지에 매달려있는 가을잎 때문일까요
바람이 조금만 차가워도 온 몸이 스려오는 것은........
하지만 살아간다는 것은 상처를 존재로 하는 것,
한 겨울의 상처를 꽃으로 피워내는 앙상한 겨울나무들을 보면서
우리는 상처를 넘는 법, 절망하지 않고 삶을 이겨내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렇게 상처를 넘어 내속에 숨어사는 또 다른 나를 만나게 되구요
이제 다시 한동안 뒷켠으로 물려두었던 가랑잎 같은 나의 글과 사진에
힘을 불어 넣어봅니다
달아주신 정겨운 댓글들에 체온을 뎁혀가면서.....
'11월은 잔인한 달..모든 생명이 죽어가는 쓸쓸하고 암울한 달'이라 표현 했지요.
참 동감되는 말입니다.
10월엔 단풍으로 아름답고 12월엔 캐롤쏭과 흰눈이 있으며 새해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11월은 파고드는 첫 추위와 함께 뒹구는 낙옆들..마지막 잎새도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