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

by 윤항수 posted Oct 0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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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관람은 참 오랜만이다.
몇년 전 동숭동에서 친구들과 함께 한 이후로.  
그 때도 김무철씨 첫 초대로 이루어진 오태석씨 연출의 극단 목화의 공연이었던것 같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무척 감동적이고 즐거웠던 추억만은 생생하다.

 반가운 얼굴들과의 만남이어서, 또 아쉬움을 달래지않고는 결코 헤어질 수없는 우리들만의 정겨움과 오붓함,
이 정감때문에 더러는 자주 만나 즐겁게 어울리며 삶을 공유하는 친구들이 많이 부러울 때가 있다.
인터넷 방문조차 가뭄에 콩나듯하는 나에게 새로운 뉴스의 수혜자가 되기는 애시당초 가당치도 않은데,
오늘은 나에게도 복하나가 굴러들어왔다.

인원수 제한으로 이미 마감된 연극관람권이라는데 화숙이에게 사정이 생겨 내게로 넘어온 것이다.
정오에는 동부모임으로. 막간엔 청평 나들이에. 저녁엔 연극관람까지 숨돌릴 틈도없이 하루가 가고
자정이 넘어 집에온 나에게는 후기를 쓰라는 인숙이의 선물보따리까지 한 짐 지어져 있었다.
새벽엔 조찬모임까지 예정되있고. 컴퓨터가 정상이 아닌 것도 사실인데.........
발뺌을  해봤지만 먹힐 리가 이시랴....
좀 더 나아갔다간 예상치못한 말쌈이 날라올까봐 몸을 바짝 낮췄다.
 
국립극장 해오름? 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이란다.
사전지식은 여기까지다.

나도 청춘이었던 그 옛날에,
비극적인 그 감동의 영화__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얘기가 오늘은 연극이되어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 올까 기대하면서.
또 만나 더 반가운 친구들과 가을밤에 추억이 새로운 장충단 공원을 오르면서 시작되었다.

내 예상과 달리,  바로 앞에 펼쳐진 그 무대는 뼈대만 남겨놓고 완전히 한국화한 새로운 로미오와 줄리엣이었다.
청사초롱에 아름다운 색채와 흐름이 있는 한복으로, 리듬과 율동이 살아있는 한국판 춤사위가 역동적인 아주
독특한 무대였다.
원작의 감미롭고 비극적인 러브스토리가 아닌 리듬과 율동과 웃음이 어우러진 비극적 사랑이야기.
아주 특별한 오래 기억될 그런 공연이었다.
 
아무리 밤이 야심하기로 뒷풀이가 빠질 수야 있남? 

장충동 원조 그 족발 집으로 행차했으나....
문전박대 당했다.
재료가 다 떨어졌단다.
미안해서 다음원조 집으로 안내까지 해줬지만 거기서도 발길을 돌려야했다.
곧 문닫는다나?
또 안내받아 갔다.  아주 오래오래 하는 집으로   ~~~
그제서야 우린 족발 맛을 볼 수 있었다.

나야 모르지만,  그 맛이 여엉 아니란다.
따끈따끈 쫄깃쫄깃한 첫번째 그 집맛이 아니라고 계속 먹으며 아쉬워하는 은식이,  그 맛이 어떤 지 기필코 가보리라.
나 좀 사줘봐^^^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