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김용민
무 위 도
임재춘
춤추는 바다
바람이 물결을 떠밀어 냈다
햇빛은 눈부시게
남은 시간들을 반사 시켰다
물고기들이 은빛으로 날아다니며
물의 난간을 한껏 부풀렸다
주변이 모두 미끄러워 날 선 틈이 보이지 않을 때
파도 소리는 수평선을 가늘게 지워버렸다
눈을 가늘게 뜨고
바위에 붉은 이끼처럼 앉아서
물결 따라 한없이, 안장도 없이
물 안에 갇혀 흔들거렸다
멀리 파도 소리에 짭짤하게 엉킨
방황의 시선이 떠 다니고
아무렇지도 않게
홀로 옷을 벗은 해변은
바람의 무늬를 살갗에 새겨 두었다
저녁이면 춤추며 쏟아져 들어오는
황금빛 갈기를.
묵언 默言에서 스스로 변하는
말들의 비린 향기를 가득 채워
울 것이다
* 임재춘 시집 . <오래된 소금밭> 중에서.....
시집 발간을 축하 합니다
(상의 없이 무단 게재한 것을 양해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