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 그친 휴일 아침 물구덩이에 머리 묻고 있는 포크레인의 축축한 휴식이 스잔하다
육중한 쇳덩어리의 무게에 눌려 휘어진 고단한 척추, 육신이란 결국 들판에 버려진
장비처럼 쓸 만큼 쓰고 퇴락해가는 도구 같은 것인가
평생을 묵묵히 일 했어도 삶이라는 수레바퀴는 언제나 험하게 퉁탕거렸고 그 삐걱
거림으로 몸은 늘 기울고 허기졌다
삶이 쓸쓸하고 빈곤하다 생각된다면 그 것은 못다 이룬 꿈 때문이리라 .
너무 높고 멀어서 너무 초라하고 못나서, 뒤축 닳은 낡은 구두처럼 누추하지만 삶은
위대한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면 속의 씨줄날줄 같은 것 그동안 견뎌 온 세월은
꿈이 있어 가능했는지 모른다
삶은 이루어 내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물소리 같은 것이라 했다
낡은 것은 새로운 것에 밀려나는 것이 아니라 비워주는 것, 세상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의 누군가에게 물려주고 누군가를 머물게 하는 의자 같은 것이므로......
그동안 애썼다고, 할 만큼 했으니 이제 그만 쉬라고.
김용민
*사진 / 한강공원 , 청계천 ( Leica 35mm summicron 400 tx )
글을 읽고서 .....
육신이란 들판에 버려진 장비처럼....
그렇게 생각하면 너무 우울하다
우리 웃을일 없어도 웃으면서 살라니깐
너무 깊게 생각말고 편하게 생각하면서 살자구하면 무지한 소리일까?
하긴 이런 소리하는 나도 때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