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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대부고 21회 동기회 동아리
블로그21
2009.05.16 10:03

[photo essay] 名 退

조회 수 188 추천 수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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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친 휴일 아침 물구덩이에 머리 묻고 있는 포크레인의 축축한 휴식이 스잔하다

육중한 쇳덩어리의 무게에 눌려 휘어진 고단한 척추, 육신이란 결국 들판에 버려진

장비처럼 쓸 만큼 쓰고 퇴락해가는 도구 같은 것인가

평생을 묵묵히 일 했어도  삶이라는 수레바퀴는 언제나 험하게  퉁탕거렸고 그 삐걱

거림으로 몸은 늘 기울고 허기졌다

 

삶이 쓸쓸하고 빈곤하다 생각된다면 그 것은 못다 이룬 꿈 때문이리라 .

너무 높고 멀어서 너무 초라하고 못나서, 뒤축 닳은  낡은 구두처럼 누추하지만 삶은

위대한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면 속의 씨줄날줄 같은 것 그동안 견뎌 온 세월은

꿈이 있어 가능했는지 모른다

 

삶은 이루어 내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물소리 같은 것이라 했다

낡은 것은  새로운 것에 밀려나는 것이 아니라  비워주는 것,  세상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의 누군가에게 물려주고  누군가를 머물게 하는 의자 같은 것이므로......

그동안 애썼다고, 할 만큼 했으니 이제 그만 쉬라고.

 

김용민

*사진 /  한강공원 ,  청계천   ( Leica 35mm summicron 400 tx )

 

 

 

 

 

 

  • ?
    임풍화 2009.05.17 00:11
    글을 읽기전엔 처음 사진이 무엇을 찍은건지 한참 봐도 모르겠더니
    글을 읽고서 .....
    육신이란 들판에 버려진 장비처럼....

    그렇게 생각하면 너무 우울하다
    우리 웃을일 없어도 웃으면서 살라니깐
    너무 깊게 생각말고 편하게 생각하면서 살자구하면 무지한 소리일까?
    하긴 이런 소리하는 나도 때론.....
  • ?
    박혜옥 2009.05.17 15:45
    삶은 이루어내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물소리 같은 것........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내는 것 그것이 삶이라는 것 아닐까요?
    용민씨의 글을 읽으며 삶에 대한 되새김질을 해봅니다.
  • ?
    서윤희 2009.05.19 11:20
    정말 좋은 사진과 글 보고 갑니다.~ 반영사진 너무 좋았습니다.
  • ?
    김용민 2009.05.19 19:48
    네~ 서윤희씨, 반갑네요. 토요 학습날 뵈었었지요
    앞으로 자주 나오시겠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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