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갚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 하리라...

by 송영옥 posted May 08,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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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눈에 선하다 학창시절이


- 을지로 교사에서 난 유독 계단이 인상적이었다.

  나무로 된 계단은 수많은 학생들이 지나다녔기에 가운데가 움푹 파였었다.

  패인 그 계단은 우리의 선배들의 발자취이다.


- 특별활동 우리 무용반은 민망한 半裸의 역도반, 유도반을 옆에 두고

  연습이랍시고 하는 것이 얼매나 지금 생각하면 어설픈가?

  걍 선배들이 해 왔던 춤사위가 내려오면서 변형되면서..

  지도교사가 이수복 선생님이셨으니 상상하시라.


- 어느 추운날  텅빈 강당에서 혼자 춤 연습을 했었는데...

  얇은 셔츠에 싸늘한 강당... 할까, 말까? 망설였었지

  어느덧 내 몸은 더워지고 점점 익혀져 가는 춤.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졌다.


             *     *       *


어느 덧 나는 60을 바라보고, 졸업한지 40년이 됐다.

지난날의 교육과 정신이 오늘의 나로 살아가는 바탕이 됐소.

난 모교를 사랑하고 소중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모교가 있었기에 오늘날 삶의 억척스런 폭발적 원동력이 됐소.

정말 내가 받은 보이지 않는 氣와 선생님들로부터 받은 가르침.

정말 어떻게 빚을 갚아야 할지...


               *    *    *


이제 우리 동문들의 학창의 총결산.

1회~60회가 한자리에 모인 그 날!

선배로부터 받은 기를 우리는 후배에게로 물려 주어야 할 그 날.


모이자 ! 광장으로~

그동안 우린 각종 모임을 결성하여 우의를 다져왔다.

동, 서, 남, 북 지회, 선교회, 선의회, 그린회, 산악회, 바둑회, 탁구회,

특별활동반 동아리- 화학반, 도서반, 무용반, 유도반, 스카웃, 또 뭐지~


사대부고를 졸업했다면 이날 하루는 도리로 참석하여

한 자리를 채워줘야 하지 않을까?


이 날의 사대부고 느낌이 훗날 70, 80살이 됐을 때도

대화가 통하는 사이다. 꼭 임원이 아니라도 연락처를 알고 있는

친구를 손잡고 오는 사랑을 베풀자.


*    *    *


그동안 연락도 못해 미안했던 친구,

모두 모두 이 날 한자리에 모여 함성으로 풀자, 글구 사랑하자.

우린 결국

“두어 칸 집에 두어이랑 전답을 갖고 겨울 솜옷과 여름 베옷

각 두어 벌 있었으며,

눕고도 남는 땅이 있고 신변에는 여벌옷이 있으며, 주발 밑바닥에

남는 밥이 있었고.

여기에 따라야 할 것은 오직 서적 한 시렁, 거문과 하나,

햇볕 쬘 마루 하나, 차를 달일 화로 하나, 지팡이,

봄 경치면 족 할 거요“- 조선중기 문신 김정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