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통 부리는 건 누구냐?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며 뚱하게 버티고 있는 겨울, 너냐?
아님 흥! 나 그렇게 쉽지 않아요 하며 새침부리는 봄, 너냐?
춥다. 황사경보까지 발령됐단다.
오늘 같은 날 찜질방으로 안 가고 자전거를 탄다구?
어쨌든 우린 숯내공원에서 모였다.
황사가 어쩌고 저쩌고 하며
바뀌지도 않는 간식당번, 해자와 성희가 준비해온
빵과 커피를 맛있게 먹는다.
희영이가 건네주는 고품질떡과
명숙이가 주는 귀여운 막대사탕은 이따 먹자. 가방에 쏘옥~
그리고는
자전거 한대씩을 고르러 간다.
와! 이것 봐라! 모두 새 자전거다.
새 자전거! 기분이 금세 좋아진다.
오늘은 간단하게 분당쪽으로 갔다오자.
친구들이 휙휙 떠난다.
현숙, 명숙, 기숙, 영희, 해자, 성희, 순화, 희영,
인하, 경현 10명의 친구들.
이게 도대체 몇 달만이냐. 겁이 나서 비틀비틀...
몇 번의 시도끝에 출발이다.
다행히 사람들이 별로 없어 길은 아주 한가하다.
갈짓자로 내 달려도 신경하나 안 쓰인다.
겨울풍경 그대로다.
너네들 너무하구나. 봄은 3, 4, 5월. 우린 다 알고 있는데
3월하고도 16일, 조그만 들꽃 한송이, 연두빛 이파리하나 없이
우리를 맞이하다니...
그러나
한참 달리다 보니 어느새 햇볕이...
마음이 사~악 녹아든다.
페달을 밟으며 생각한다. 바로 이거야.
이 상쾌감. 이 자신감.
이 넓은 대지를 어디든 내 달리고 싶은 욕망.
그러나 오늘은 워밍압! 좀 아쉬워도 참자.
점심식사는 갯마을이란 음식점에서.
자전거도 안 탄 은식이가 우리에게 점심을 사 주려고
일부러 짬을 내서 온 것이다. 과일 디저트까지 준비해 갖고 말이다.
모름지기 최선을 다 하라.
우린 기숙이가 싸온 과일까지도 다 먹어치웠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야기와 웃음보.
항상 느끼지만 놀랍도록 삶의 지혜가 가득한 친구들이다.
이야기를 듣다보면 쏙 빠져들어 아! 그래.. 맞아.. 어쩜..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오늘, 이 이상 좋을 순 없는 날이다.
친구들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