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년전쯤 일이었나? 대학동창회에 참석했다가, 희안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술취한 남자후배가, 선배를 발길질하며 때리는 장면을 목격하였다. 내 동기생인 그 선배는 그냥 맞고 있었다. 편의점 옆, 어두운 골목길에서... 편의점에서 나오다 그 광경을 본순간, 너무 놀라 모두가 기다리는 노래방엘 가지 않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다음날 대학홈페이지에 그 이야길 올렸다. 물론 匿名으로 말이다. 조금後, 같이 그일을 목격한 유일한 증인일 남자동기생이 <그 글을 지워달라.> 며 전화가 왔다. 대학동창 홈페이지에, 발길질을 한 그 후배의 아내가 들어와 글을 읽다가 (내 남편일것이다.)라는 직감을 하고는... 남편에게 전화를 하고, 그가 당사자인것을 확인한後 글을 올린 여자선배님과 맞은 남자선배님에게 사죄하라는 이야길 했다고... 그러니, <네가 글을 내려야겠다.>라는 요지였다. 물론...글을 내렸다. 곧이어 발길질을 한 그 후배가 전화를 하고, 정말 큰 실수를 했노라...며,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 그후... 그 후배는 가끔 나에게 들러, "선배님 계신가하고요!" 인사를 한다. 최근에는, "책 팔러왔어요!" 라며 여러권의 책을 꺼내놓고...그중의 한개를 고르란다. 책중에는 '기도서'가 많고(그는 카톨릭 신자다.) 나는 그중의 하나를 골라, 집에와서 읽는다. 어제는 또, 그가 책을 팔러오고 나는 법정스님이 쓰신...<아름다운 마무리>를 골라 밤부터 읽기 시작했다. 발길질을 해대던 그의 그날 모습이 자꾸 생각나, 냉냉한 감정이 아직도 남은 내가, 과연 옹졸한 사람인지... "책을 음미하면서 읽어 보세요!" 하며 간 그에게, 자꾸 미안한 감정이 드는게 옳은건지... 헷갈리는 날이다.^^
블로그21
2009.02.25 09:40
<font color=green>"책 팔러 왔어요!"
조회 수 231 추천 수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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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냉한 감정, 미안한 감정 둘 다 옳은 경현씨의 감정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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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란... 얼마나 오묘한 존재인지.....
나도 모르게 자꾸 좋은 사람, 나쁜 사람, 편 가르는 내 버릇....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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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린 후배는 남자임을 알겠는데, 맞은 선배는 여자인지? 남자인지?
왜? 싸움을 말리지 않고, 또는 노래방에 있는 사람들에 알리지 않고 집으로 그냥 가시었는지?
최근 법정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 를 읽으면서 느끼는 것이 많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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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모든 일과, 모든 상황은,
당사자들에게 직접 묻지 않고는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
거꾸로 말해,
어떤 판단을 하고 싶으면,
관련 당사자에게 사실과 동기 등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경현이의 글을 읽고
이렇게 간단하나 강한 어조의 댓글을 쓰는 것은,
맛기행에서 꼬막별미를 먹은 후 식당 앞에서
전혀 내 생각도 아니었고, 내 행동도 아니었던 것을
동창친구가 지레짐작으로 판단하여 나를 오해하여 말하는 것을
들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때, 도대체 이 친구가 무얼 말하는 건가를 새겨 들으려고 경청을 하는 사이
그 뜻을 알아차렸을 때는 "내가 이렇게 어줍잖은 주제로 오해되고 있구나" 라고 생각되어 당황하였다.
어줍잖은 주제의 이 오해를 어떻게 풀어줘야 할지 말문이 막혀,
한 숨을 푹 쉬고, 그 친구의 이름을 부르고, 빰을 한 번 만져주고 말았는데,
맛기행이 끝나고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
그 오해의 장면과 말이 귀에 맴돌고 있다.
지금 후회되는 것은
말문이 막혔더라도, 억지로라도 말을 끄집어내어,
그 오해를 풀어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
이러한 나의 가슴앓이는 그 친구가
한 마디의 사실확인을 거치고 말을 했다면,
아예 있지도 않을 사안이었다.
"정숙아, 너 꼬막을 사가려고 하는 거니?"
아마, 경현이도
그 후배에게 ...냉냉하다 혹은 미안하다...라는 감정을 갖는 것은
그 후배가 왜 선배를 발길로 차고 있었는가를
양 당사자에게 전후좌우 상황과 동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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