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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대부고 21회 동기회 동아리
블로그21
2009.01.07 20:35

겨울 이야기 / 自畵像

조회 수 259 추천 수 0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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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야기/ 自畵像

연 밭에 활처럼 허리 휘어져 스러진
무수한 연잎을 보면서
풍장의 무덤 같다던 시인이여
연잎이 얼음장 속에 머리를 박고 있는 것은
삶의 무게 때문이 아니다
스스로 제 몸 꺾어 아직도 살아있는지 확인하는 중이다
한 송이 꽃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차가운 얼음장 밑에서 실오라기 연두 빛을 키우고 있는
저 고요한 생명의 집착이 눈물겹지 않으냐
목마른 목숨들은 입으로 말 할 수 없을 때
가끔은 몸으로 수화를 한다
휘어지고, 부러지고, 혹은 멍하니 서서

김용민

덧말:
사진을 하면서 어느새 풍경에 중독되어가나 봅니다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추상이 되는 죽은 연잎 실루엣이 아름답고 눈부십니다.
무릇, 세상은 마음 낮추고 무릎 낮추고 쭈그리고 앉아야만 열린다고 합니다만
말하지 못하는 것들과의 만남에서는 내가 먼저 다가서야 만나진다는 것 또한
시를 쓰고 사진을 하면서 배워 갑니다

          사진/  양수리  Leica m6 35mm kodak 25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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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경현 2009.01.08 06:27
    (아! 보는 눈이...남다르구나!)

    피사체에 다가가는 마음가짐,
    빛의 절묘한 반사,
    모두 경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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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자 2009.01.08 09:58
    처연하게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보이않는 물밑에서는 여린 연두색이 기다립니다.
    자기의 차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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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경자 2009.01.08 10:40
    정말루..눈이 부시군요.
    보이는 게 다가 아닌, 추상으로 가득 한 이 경이로운 세상이
    용민씨 때문에 좀 더 잘 보이는 것 같아요.

    '만남' 도 얼마나 경이로운지요. 사람들.. 자연.. 뭇 사물들..
    용민씨 말대로 낮추고, 낮추고... 가만~히 귀 기울이며...
    '좋은 만남' 으로 가슴 벅찬 하루 하루를 살고 싶습니다.

    이 아침 좋은 사진과 좋은 글을 만나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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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현 2009.01.08 13:03
    클레(1870~1940)라는 화가 왈 "미술은 보이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이다"
    "視之不見" 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는 말인데 이럴 수 있으면 완전 벌거벗은 임금님을 보는 것과 같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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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혜옥 2009.01.08 14:08
    지난 여름 보았던 화려한 연꽃도 아름답지만 활처럼 휘어져 스러진 죽은 연 또한 아름다운 것을
    용민씨의 렌즈를 통해서 알앗습니다.

    늘 나는 모든 만남을 두려워하는데 내가 먼저 다가서야 만나진다는 것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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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목 2009.01.09 06:12
    용민아 새해 복만이 받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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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민 2009.01.09 08:16
    아~ 반가운 친구들 !
    새해에는 좋은 일들만 생기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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