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한강공원 Digital nikkor 80-200mm
[겨울엽서/ 돌멩이가 사는 법]
있는 것 다 털어내고 남을 것만 남은 강가
겨울 풍경 속에서는 바람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눈감고 귀 막고 돌아누웠더니
강바닥 속에서 강물 뒤척이는 소리가 난다오래 되었다
잘라내고 버리고 지워냈건만 지울 수 없는 줄무늬 자국들
나무의 여린 살 속에 새겨진 추운 겨울의 기억이 나이테이듯
한여름 사나운 물살에 떠밀려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내동댕이쳐지던 기억
부서지지 않으려 안으로 안으로 끌어안던 숱한 날들,
백 만년을 가기위해 이제 겨우 천년을 견뎌냈을 뿐인데오래 되었다. 참으로 오래 되었다
기억하기 먼 곳으로 돌아누웠는데 몸에서는 자꾸
강물 냄새가 난다
김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