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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대부고 21회 동기회 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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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한강공원 Digital 80-200mm

 

약간 쌀쌀해진 일요일 오후 입니다
강물은 무진장으로 쏟아지는 가을빛으로 눈이 부십니다.
빛 가운데에선 빛을 만질 수 없다고 했던가요 강물에 가까이 다가 갈수록
빛은 더 먼 곳으로 달아납니다.

갈대숲 사이로 듬성듬성 강물이 보이는 것을 보면 가을엔 사람도 식물도
외로워지고 헐거워지나 봅니다
꽃을 모두 떨군 들국화 쑥부쟁이 앙상한 줄기가 허리를 꺽고 있고 난데 없이
도깨비풀들이 바짓가랭이를 잡고 매달립니다

계절 따라 강가를 거닐면서 세상에 어떤 아름다운 것들도 영원 할 수는
없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 스러짐 또한 끝이 아니라는 것도 배웠습니다
살면서 곁을 스쳐가는 것들이 때 묻고 낡아 있다면 그 것은 단지 그들의
지나침과 나의 지나침이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어떤 인연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결코 모습이 추하고 낡은 것은 아니겠지요

어느새 11월도 훌쩍 반이 넘어가 버렸습니다
이렇게 한 해를 보내고 나면 또 다른 한해가 다가오겠지요
어떤 이들은 11월이 일년 12달 중 버려지고 소외되어진 달이라고 합니다만
외면당하고 버려지고 잊혀져가는 것들 중에 정말 내가 모르고 스쳐 보냈던
것들은 없었을까 돌아봅니다.
한 때 내가 사랑했던 것들 그리고 멀어져 가는 것들이 언젠가는 새로운
만남으로 다시 내 곁에 다가왔으면 좋겠습니다
저 강물처럼 영롱하게 반짝이며 말입니다

어제는 단지 오늘의 전날이 아니고 내일은 오늘의 다음날이 아닌 것처럼
비록 허전하고 쓸쓸했던 나의 오늘이지만 끝없이 흐르는 저 강물 속에서 퍼
올려진 한모금의 빛나는 강물처럼 오늘은 단 한번뿐인 소중한 오늘 입니다
강물이 반짝이며 흘러갑니다.

아, 하루, 나의 하루가 흘러갑니다.

 

김용민

 

 

 

  • ?
    이성자 2008.11.19 02:20
    시를씀에 마음부터 갈고닦는 수양하고


    인격속에 온유함이 삶을통해 나타나며


    은유적인 표현속에 진실함을 담아내어


    아름다운 모습으로 태어나야 시인이듯


    무언중에 적만들며 외골수로 살아가면


    나중에는 자신만의 성안에서 죽게되니


    하고픈말 많더라도 타인들을 존중할때


    나자신도 높아지고 상대방도 따라오지
  • ?
    전선숙 2008.11.19 10:34
    그저 스치는 사소한 만남이라도
    세상 모든 인연은 다 귀하다는 것.
    나이가 가르쳐 주는 교훈일까요?

    올해도 거의 다 보낸 11월, 끝자락에서...
    가장 소중하고 특별한 만남.
    단발머리 소녀 시절부터 40여년을 이어져 오는 이 엄청난 인연,
    친구들의 얼굴을 주-욱 그려봅니다.
  • ?
    박혜옥 2008.11.19 11:05
    11월 중순
    내가 모르고 스쳐보낸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아침부터 유난히 허전하고 쓸쓸한 오늘입니다.
  • ?
    황준용 2008.11.19 12:56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 했는데.. 줄줄이 여친 댓글만? 허전하고 쓸쓸해하지 마시고
    모래 만나서 웃고 떠들면.. 며칠전 새벽 석촌호수 돌다 날이 밝아지니 갑자기 온갖 나무에
    단풍이 들어 감탄하며 옆에 있는 딸에게 "야 ! 찬란한 가을이네.. 아빠의 인생은 지금이런 이런 가을인가?" 했더니
    이 xxx 없는 딸 왈 "아빤 겨울 아니셔? " ........ 농담
  • ?
    이인숙 2008.11.20 10:07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가을은 딱히 이유가 없어도 울고싶도록 외로운 계절이라고…….
    세월따라 기력이 쇠퇴해지는 만큼 감정도 자꾸만 메말라 가나봅니다.
    이 가을을 유난히 보내기 싫은건 아마도 나이 먹는것이 두려운가 봅니다.
  • ?
    이영목 2008.11.20 18:47
    가을이 외로운이유는 사랑을 느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인가요? 사람도 식물도 외로운가을...
    사제지간에 주고받는 정은 훈훈한것입니다.또한 가족간의 문자메시지도 용기를 줍니다. 천안캠퍼스에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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