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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대부고 21회 동기회 동아리
블로그21
2008.11.02 09:58

가을엽서/억새

조회 수 402 추천 수 0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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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공원/Digital 80-200mm

 

가을엽서/ 억새

하늘공원에 올라 보았다
버릴 것 추스를 것도 없는 황량한 벌판이지만
무수한 사연들이 묻혀 있는 곳
지금은 새들도 잠자리도 다람쥐도 다들 몰려 내려갔는지
바람개비만 까마득한 곳에서 정적을 깨며
바람을 돌리고 있다

남은 무엇이 더 있어 쓸어 가려는지
바람이 우 우 몰려다닐 때마다 하얗게 흔들리는 억새풀,
외곬으로 쓰러지다가 겨운 허리 펴면서
자꾸만 무엇이 그립다 우는 목쉰 소리
한바탕 울고 나면  담담해 진다더냐 ,아니다 아니다
그리움은 몸부림치면 더욱 조여드는 덧쇠 같은 것

사랑이여 네가 오려나
말라비틀어진 공복 사이로  달이 뜬다.
풍경이야 반갑고 아름답다만, 돌아가자 밤이 너무 깊었다
안녕, 입 안에 감도는 씁쓸한 한마디
그래도 무언가 못내 두고 온 듯한 사랑
아, 오늘은 네게 그저 하얗게 닿고 싶을 뿐

 

김용민

 

 

 

  • ?
    이은식 2008.11.02 10:51
    우와~! 어두울 때 찍어 이런 신비한 색이 나오는 건가??
    시인님, 언제 경치 좋은 곳, 아니 단지 경치가 아닌 '느낌이 있는 곳'에 촬영 갈때
    한번 데려가 주셈~ ^*^

    좋겠다. 이런 경지에 다다른 '나만의 세계'가 있어서... 부럽네요.
  • ?
    윤경자 2008.11.02 13:17
    아... 갈색 가을로 알고 있었는데...
    가을에 더욱 가슴 조여드는 그리움하곤 저 날 선 파랑이구나..

    지워버리려 하지 말고 좀더 담대하게 맞서라고..
    그래서 더욱 성숙하라고..
    말해주는 저 날 선 파랑이 제 마음을 후련하게 해 주는 것 같네요.
    좋은 사진, 좋은 시..감사합니다.
  • ?
    오정희 2008.11.02 13:18
    이제 그 흰머리를 풀어, 무언가의 마지막을 이야기하는 듯 한 억새...
    그 쓸쓸한 가을의 흔들림을 느끼며 명성산을 내려왔다.

    그런데 대체 무슨 이유로 시뻘건 대형 바람개비 백여개로 정취를 심히 해하였을까..?
  • ?
    이종규 2008.11.02 15:27
    친구한테 부탁 한 번 해보고자 하네.
    다름이 아니라 우리 집사람이 근 십여년간 사진을 찍으려 다녔다네
    나는 아찍까지도 같이 다녀보지 못하였고 찍어온 사진도 별로 보지를 않았네
    너무 무심한지 아니면 무관심인지.....
    기회가 된다면 실력 테스트를 부탁해 봄새.....
  • ?
    안희영 2008.11.02 18:25
    땅거미가 완전히 지고 난 후 무악재에서 본 수은등 언저리가 저렇게 파랬다.
    그 날 이후 난 그 시간대가 되면 까닭모를 행복감을 느낀다.
    오늘 용민씨 사진을 보며 또 한 번 행복감을 느끼네요.
    고맙습니다.

  • ?
    이인숙 2008.11.02 22:55
    와 ~~ 멋지다 ~~~~ 아
    이 푸르르 하게 밀려오는 느낌들이 - 하얗게 흔들리는 억새풀이 맞나요 ?
  • ?
    김여영 2008.11.03 07:37
    흘러간 사랑은 다시 돌아 오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을 찾아 해매건 ,
    사랑을 찾아 해매건
    그동안에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필요한 것을 어느정도 소유하고 있슴을 인식할 때
    비로소 우리는 자유를 느낍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소리에 시간이 지나가는 소리를 듣습니다.
  • ?
    이영목 2008.11.03 08:13
    흔들리는 억새풀에서 바람소리가 들리는 듯힙니다
  • ?
    박혜옥 2008.11.03 14:14
    흔들리는 억새풀과 몰려다니는 바람소리가 더욱더 가슴을 죄어오는 외로움!!!

    늘 그리움이...외로움이...목마름이 있는 용민씨의 시와 사진을 마음으로 느낍니다.
  • ?
    나성계 2008.11.05 13:36
    용민 시인의 감수성과 심미안은 탁월!
  • ?
    박정숙 2008.11.05 13:59
    동감.
  • ?
    이성자 2008.11.16 01:00
    자연괴 대화하는 특별한 감성을 갖고있군요. 부럽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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