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늦은 감은 있지만 앞으로의 나의 인생이
활짝 필 것같은 예감이 든다.
왜냐구? 내 소원이 하나씩 이루어지고 있으니까...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었다.
요즘같은 가을 날 너무 아름다운 미사리 조정경기장.
꼭 한 번 자전거로 달려보리라고 마음먹었던 곳을
오늘 원없이 돌았다. 자전거를 타고서....
꼭두 새벽부터 부산을 떨어 도착한 종합운동장.
요즘 다시 동창 모임에 컴백한 영해가
고맙게도 나를 pick-up 해준다.
현숙 은억이 동승.
오늘은 영~ 손님이 적네.
앞서 출발한 차에는 순화, 영희, 경자, 명숙.
그런데 조금있으니 grace fashion의 경미가..Surprise!!
명숙이 준비해 온 마탕과 커피로 가볍게 입가심을 하고
가벼운 준비 운동으로 몸을 푼 우리.
맘에 드는 자전거를 하나씩 골라서 Go! Go!!!!!!
거울같이 고요한 호수, 황금빛으로 변하는 잔디,
노랑, 빨강으로 예쁘게 물들기 시작하는 나무들을
보며 달리니 속도를 내기보다는
이 가을의 정취를 맘껏 즐기며 천천~히! 천천~히!
오늘 점심은 영희가 산단다.
코스모스같이 가냘프고 조용한 영희.
우리가 사줘도 시원찮을 판인데....
아름다운 산길을 돌아 돌아 도착한 식당.
얘들아, 그 식당 이름이 뭐였지?
이 나이가 되도록 주체적인 삶을 못 살고
맨날 다른 사람 꽁무니만 쫓아다니는 나.
식당 이름을 안 봐뒀네.^^
그런데 요즘같은 불경기에 큰소리 빵빵치며
장사하는 이 곳, 한 시간을 기다려야한단다.
기다리는 그 시간을 알뜰한 우리들이 헛되이 보낼소냐.
비밀 작전회의를 했다.
무슨 비밀 작전이냐구?
그건 절대 뭇지마! 다쳐! 발설하면 난 곧바로 죽음이야!!!
드디어 차례가 되어,
영희가 준비해 온 포도주로 건배를 하고
도토리로 만든 모든 것 묵, 도토리 국수, 도토리 전병....
시장하던 터에 모두 허겁지겁 먹고 어느 정도 배가 부르니
이제 비로소 친구들의 얼굴이 보인다.
강이 내려다 보이고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식당 정원으로 내려와 우리는 또 웃음판을 벌였다.
내가 꽃인지 용케도 알아 보는 벌들은
꼭 무서워서 싫다는 내 주위를 붕붕거리며 날아다니고
경미는 그 벌이 자기한테 올건데 사람을 착각했다고 하여
또 한 바탕 웃음 바다.
사뭇 짧아 진 가을 해,
모두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떨치고 일어 난다.
집으로 오는 버스에 올라 타 창 밖을 보니
어느덧 어둠이 내리고 한강 다리에 조명이 들어 온다.
아름다운 서울!
즐거웠던 오늘 하루!
오늘 만났던 정다운 친구들!
얘들아, 미안하데이!!! 사랑한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