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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대부고 21회 동기회 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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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내소사 Digital

날마다 지워지는 그대

 

현란했던 제 안의 색 모두 토해놓고
가만가만 어둠을 밟고 가는 깨진 유리파편 같은 한웅큼 빛의 앙금
그토록 열정에 들떠 날뛰더니
지금은 고요해져 대웅전 바닥에 드러누웠다

살펴보면  우유빛 살점 어딘가에
낡은 기억 하나쯤 남아있겠지만, 지금은 바래버린 추상
눈가루처럼 부서져 내리던 산벚나무 진홍빛이 그랬고
흙탕물 쓸고 간 다음날  갈대 줄기에 붙들려 기진맥진 너풀대던
한강공원 모래밭의 희뿌연 비닐조각도 그랬다

세상 모든 빛깔 속에 숨어사는 마지막 흰빛
지운다는 것은 서서히 자신의 색갈을 덜어내고 
하얗게 바래가는 일이다

한때는 나를 들뜨게 하던, 살아 꿈틀대게 하던
너의 붉은 소용돌이
마른 그림자로 찍혀있는 네거티브 필름 흐릿한 잔상 위에
선홍빛깔 한줌 붙혀 놓고
날마다 조금씩 지워지는 그대

 

김용민

 

 

 

 

 

 

 

 

 

  • ?
    오정희 2008.08.12 22:44
    다른것이 입력되면 지워지는 것이 있지요.
    지워진다는 것은, 내게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는 증거라 생각 됩니다, 사람이건 그 무엇이건.
    그러나,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것(혹은 사람)도 있지요.....
  • ?
    김용민 2008.08.13 10:32
    그토록 애틋했던 것들도 세월 지나면 덤덤해지고
    무섭고 두렵던 일들도 지내놓고 보면 곰삭아 부드러워집디다
    지워진다는 것, 새로운 것들이 묵은 것을 지우고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스며들어 함께 섞여가는 것 아닐지요
    섞여지다 보면 모호해지고 무감각해질테고.......
    정희씨, 반갑습니다 ^^
  • ?
    김여영 2008.08.13 14:23
    세월앞에 무상하지 않은 게 없죠
    그래서 우린 늘 "보고싶다" "그립다"하며 지난날을 아쉬어 하나봅니다.
    남은 세월 좀 더 애틋하고 의미있게 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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