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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대부고 21회 동기회 동아리
블로그21
2008.06.08 09:15

벙어리 되기

조회 수 388 추천 수 0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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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가 예쁜 아기옷이 보이면,
손녀생각이 나서...사게된다.
어제는, 며칠前에 사두었던 아기옷을 입혀보러 아들집에 갔다.
교양있는 나...당연, 전화를 하고 갔다.

옷을 입혀보고, 크기가 안맞으면 바꿔야 된다고 말했는데
며느리가 시큰둥해 한다.
내가 입혀보려 하자...손녀가 귀챦은지 안입어보겠다고...(ㅠ.ㅠ)

아들은 방에 있다가 나오더니...베란다에서 다리미를 가져온다.
방안에서 제옷을 다림질하기 시작한다.

내가 손녀에게
"이 옷 입기 싫으면...다시 가져갈까?" 했더니
고개를 가로젓는다.

저녁준비를 하던 며느리가,
하던일을 멈추고는 아이에게 옷을 입혀보면서..."아구 이뻐!!!"
(내눈엔 좀 커보여서 바꾸고 싶다만...)

내가 갔는데두
서로 별말이 없다.
T.V 드라마를 보겠다는 핑개로 얼른 아들집을 나왔는데...
(저것들이 싸웠나? 나한테 삐졌나?) 등등의 생각을 해서
드라마 내용도 그저 대충대충 보았다.

"무슨일 있었냐? 왜 분위기가 그랬었냐?" 하고 물어보고 싶은 마음과
갖가지 상상력을 동원했다.
아들에게만 물어볼까, 며느리에게만 물어볼까...등등

평소에 아들내외를 '동네아저씨' '동네아즘마'로 부르고
또 그렇게 살겠다고 결심한 나도...
가끔은 '내아들' 일로 마음이 흔들린다.

몇시간의 궁리끝에...
이번에도 또, 벙어리가 되기로 결정했다.
(아! 속터진다!!!)

  • ?
    이재현 2008.06.08 13:35
    불교에선 사건이 일어나면 얼른 알아차리되 빨리 버려라 라고 한다.
    물어봐서 아는 것이 아니라 느낌으로 알아차리라는 것이다.
    뭘 알려고 애쓰면 힘만 든다.
    알아차린것도 곧바로 버리라는데 물어서까지 알려고 할 필요는 없다.
  • ?
    조경현 2008.06.08 15:16
    재현씨의 賢答...감사합니다.^^
  • ?
    오정희 2008.06.08 15:20
    그저 때로 벙어리 연기, 장님 연기, 귀먹어리 연기하기...
    나 자신이 먼저 편하고, 세상이 편하겠지...^^
  • ?
    안희영 2008.06.08 15:42
    밀란에 있는 큰 딸에게 항상 하고 싶은 말.
    나도 할머니 되고 싶다.
    그러나......
  • ?
    이영목 2008.06.08 21:19
    내생각은 좀 다르다. 할머니는 아들얘기 며느리얘기를 다 들어주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할머니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본다.
  • ?
    이은식 2008.06.09 07:34
    ㅎㅎ 에이구 찜찜했겠다, 경현아!
    나 결혼초 집에 시어머니 오시면 별로 싹싹한 타입도 아닌 남편이, 어머니에게 갖은 신경다 쓰고
    기분 맞추느라 오버하는게 자연스럽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어머니는 至尊이었다.
    요즘 아들들은 '어머니'를 物主 정도로 생각한다고 하더라.

    차라리 즉석에서 물어보고 '혼쭐내고(?)' 왔다면 속이 시원하지 않았을까? ㅋㅋ-- 무경험자의 생각 ^*^
  • ?
    박혜옥 2008.06.09 08:42
    딸도 마찬가지다.
    딸 집에 갔을 때 둘이 다투었는지 모두 쌩하고 있을 때가 있다.
    신경이 보통 쓰이는게 아니다.

    그 아이들도 나이를 한 살 두 살 더 먹더니 지금은
    표를 안내려 무척 애를 쓴다.

    달라진 모습을 보며 우리 부부는 한 시름 놓는다.

    누구나 자식에게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 같다.
  • ?
    황준용 2008.06.11 10:45
    아들 장가들고 나면 이미 며느리 남편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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