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숲공원/Hasselblad 80mm Fuji 120 vr
혹은 블루,혹은 그리움
전동차가 요란한 소리를 내고 지나간 뒤 다리 아래 강물은 다시 고요하다
흐르는 물소리, 낮은 곳의 삶이 그러하듯 다리 아래 강물의 몸짓은 굽이가 많고 단조롭다
그냥 강물처럼 흐른다 . 슬픔도 기쁨도 둥둥 떠내려 간다렌즈를 겨누다가 만난 색깔이 아름답다
말로 설명 되지 않는 깊은 푸르름이 희망 같기도 하고 서글픔 같기도 하고
나무의 모든 여백이 하늘이듯 언젠가부터 나의 여백이 되어버린 블루
어릴적 처마 낮은 집 금간 유리창에 비치던 하늘, 청동거울 속 같은 그 하늘에선
밤이면 별이 떴다어디선가 꾸륵거리는 비둘기 앓는 소리 들린다.
한줌 햇살을 붙들고 실갱이 하는 풀넝쿨 위에서 고개 틀고 푸르름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움이다.
김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