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얼마 전, 횡성 인숙이네로 두룹을 따러 갔었다.
근데, 횡성오라버니 말씀이 두룹을 따는 데는 법칙이 있다는 것이다.
따기 전, 옆에 새눈이 있나 없나 살펴보고, 새눈이 있을 때야 두룹을 따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새로 나올 순이 없는데도, 달려있는 두룹을 따버린다면, 그 두룹나무는 죽고만다는 것이다.
그래서 봄철에 몇 팀이 다녀가고 나면, 죽은 나무가 생긴다는 것이다.
나는 그 얘기를 듣고,
"아니, 그렇다면, 우선 교육을 시키고 두룹을 따게 해야지요" 했더니
"하하, 무얼 그렇게까지....걱정없습니다" 하였다.
그저께, 목적한 바가 있어 다시 횡성 인숙이네 갔었다.
이 얘기 저 얘기 하다가, 두룹얘기가 나와서 물어보았다.
"올해, 우리를 포함하여 벌써 여러 팀이 두룹을 땄을텐데, 혹시, 죽은 두룹나무가 생기지 않았나요?"
"아니요. 그럴리가요"
횡성오라버니는 한사코 손을 젓는다.
나는 몰래 두룹나무를 둘러보았다.
죽은 두룹나무가 꽤 있는 걸 발견했다.
친구덜아, 우리팀은 다음부터 두룹따는 법을 꼭 지키자.
혹 죽은 나무들이 그 나무들이 아닐까? 심히 걱정이 된다.
횡성오라버니!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