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동 오르막 길

by 김용민 posted Dec 3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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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동 오르막 길]


겨울나무가 살 발라낸 생선가시 같은 몰골로
줄을 서는 30동 오르막길
아파트 단지 한쪽 모퉁이 뻥 뚫린 틈 사이로
오늘은 달이 떴다

가로등이 달처럼 파랗게 웃는 것은
달만큼 외롭기 때문 일거다
왜 혼자인 것들은 끝에 가면 푸르메가 되는지
얼어붙은 겨울 밭에서 파랗게 강그러지던
뽑히다만 무우청이 그랬고
버티고 버티다가 창백해서야 만나지는
네 얼굴빛이 그랬다

요즘 내가 찍어놓는 사진 마다
온통 푸른 빛이다
또 한번 목숨의 한해를 보내는 담쟁이 넝쿨이
푸른벽을 헤매는 밤이다


김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