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루나무]
검불처럼 까칠해진 미루나무 한그루
어스름에 기대서서 까무룩하니 조는데
전희도 없이 살 속을 파고드는 저녁 햇살
가슴으로, 배로, 그 밑으로
혼자 벌개지며 더운 입김 쏟아 붓는다만
미루나무는 왜 늘 아랫도리 보다
가슴 먼저 뻐근해 오는지
잠깐 스몄다 황망히 빠져나간 더운 자리에
섭섭한 듯 남아있는 연보라빛 멍자국
김용민
(사진/ 월드컵공원 )
[미루나무]
검불처럼 까칠해진 미루나무 한그루
어스름에 기대서서 까무룩하니 조는데
전희도 없이 살 속을 파고드는 저녁 햇살
가슴으로, 배로, 그 밑으로
혼자 벌개지며 더운 입김 쏟아 붓는다만
미루나무는 왜 늘 아랫도리 보다
가슴 먼저 뻐근해 오는지
잠깐 스몄다 황망히 빠져나간 더운 자리에
섭섭한 듯 남아있는 연보라빛 멍자국
김용민
(사진/ 월드컵공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