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울사대부고 21회 동기회 동아리
블로그21
2007.10.26 09:59

병커피와 커피믹스

조회 수 483 추천 수 0 댓글 1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오랜 미국생활을 마치고 한국에서 살게 된 대학선배 언니를 만나는 날,
그녀가 핸드폰으로 문자를 세번이나 보냈다.
<종로3가 5번출구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전해줄 물건이 있어서 말야.>

무언지 모르지만,
무언가를 받는다는것이 쑥스러워...답장을 이렇게 보냈다.
<미국에서 금괴라두 가지구 왔슈?>

조금 일찍 오라는 언니말에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이미 그녀가 와 있었다.

종이봉투를 주며..."모두 다 줄수 없으니, 널 먼저 만나야지."
"언니, 고마워요."

선후배 왁자지껄 모인 저녁식사는
이런 기회를 가지지 못하고 40여년을 외국에서 살던 언니에게, 너무 신이 났나보다.
2차, 3차까지...60代인 그녀를 따라 다녔다. ㅜ.ㅜ

자정을 넘겨, 집에 와 봉투를 열어보니...
'커피'와 '꿀' 이 들어있었다.

커피!   그옛날 미제커피가 얼마나  귀했는지...우린 안다.
꿀!  그건...미제 꿀이라 순수해서 가져 왔는지...ㅎㅎㅎ

언니를 만났던건, 8月에 있었던 일이다.

오늘 청소를 하다가,
냉장고 옆 한구석에 뚜껑을 열어보지도 않은채 놓여있는 커피병을 발견했다.

[커피믹스]라는, 
프림과 설탕이 알맞게 들어가, 간이 딱 맞는것이 상품화 된 이후로...
미제 커피가 그리 잘 팔리는 물건도 아니다.

언니!
세월은, 이렇게 바뀌었어요.
우리가 귀하게 생각했던거...가져다 주셔서 고맙습니다.^^

언젠가...잘 먹겠습니다. *^^*


				


  • ?
    김해진 2007.10.26 10:44
    경현씨 글은...(꼬리글도 포함)
    언제나, 살아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대수롭지 않은 일들이 소재가 되는데...
    읽고나면, 항상 "그래! 맞어, 정말..."이라는 느낌을 남겨서, 뭔가 후련하다.
    모아서 산문집을 내면??? 제가 모아 드릴까요?
  • ?
    홍현숙 2007.10.26 11:58
    해진씨 그래요 그래주세요.
    "병커피와 커피믹스" 까지 172편이 되네요.
    그럼 수고 하세요.
  • ?
    조경현 2007.10.26 12:17
    얘덜 둘이서...사람잡네.
    다 지울껴~!!!
  • ?
    이영목 2007.10.26 14:43
    경현여사님 글은 맛깔스러워유!!!
  • ?
    황준용 2007.10.26 14:58
    그 병을 보면 고교때 그 큰병에 김치를 가득 담아와 점심 한끼 반찬으로 끝내 주던.. 먹성 좋은,
    지금쯤 안나 푸르나를 거닐 거구가 생각남.. ( 아는 사람은 알지 )
  • ?
    박정숙 2007.10.28 00:40
    우리 친척들도 미국에 살면서, 한국에 다니러 올 때,
    초콜렛을 잔뜩 가지고 온다.
    그러면, 내 동생은 소리친다.
    "제발, 제발, 이런 것 좀 가지고 오지 마세요 !!!!"
  • ?
    박정숙 2007.10.28 00:57
    Green Fields--Brothers Four의 대표곡.
  • ?
    용환섭 2007.10.28 11:51
    그래 맞다.
    잘났어, 정말 너희들.ㅎㅎㅎㅎ
    근데 한국올때마다 젤루 고민되는게 선물을 뭘 갖구오느냐다.
    몽땅 다 있으니 무슨 물건이든 시큰둥한게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도무지 흥이 나야지.
    그래서 결론은 아예 아무것두 안 갖구 오는거.
    난 몇년전부터 선물은 생략.
    그랬더니 무쟈게 편트만.
    우리 언니나 동생이나 뭘 주면 "야. 담부턴 뭘 갖구오면 너 집에두 안 들인다!!"
    " 언니, 수준이 그것밖에 안 돼? 촌스럽긴,쯧쯧쯧..."
    그래두 환영받는 선물 한가지.
    랄프 로렌 아이들 옷은 두손 벌려 환엉받았지.ㅎㅎ
  • ?
    지은숙 2007.10.29 11:02
    <환엉>은 어떻게 받는 건데? k k k
  • ?
    오정희 2007.10.29 13:48
    옛날엔 'M J B'라고 크게 씌어진 인스턴트 병커피가 있었다.
    우리는 '미.제.병'의 약자라고 웃어대며 아주 맛있게 타 먹었지...
    그 커피에 인이 배어 지금까지..... 나는 커피향에 사족을 못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