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아픈 독법으로 담장을 기어오르다 차츰 기력이 쇠잔해져
손끝에 빨갛게 피멍이 들다 죽어가는 담장이 넝쿨처럼
모든 이별 , 모든 죽음이 그러했듯 죽음은 계절처럼 서서히 오는 법
어느 날 느닷없이 생살 찟으며 뚝 떨어지는 죽음은 없다고 하겠습니다
끝이란 시작을 위한 새로운 시작일 뿐이라는 말로
누구는 그 쓸쓸함의 속성을 위로하려 하지만
더 이상 넘겨볼 페이지가 없다는 것,
다 버려버리고 다 떠나보내고 나서도 그 끝 간데를 바라보며
오래도록 떠나지 못하며 서성일 수밖에 없는 것이 끝이라는 생각입니다
언제 다시 만날지 기약할 수 없는 이들과 헤어지며 곧잘,
언제 밥이나 한번 먹자며 허튼 인사를 하고는 했지요
오늘 , 언제 밥 한 번 먹자는 서글픈 인사도 하지 못 했을 만큼
졸업 후 일면식도 없던 "정경란" 친구의 끝을 보며 이토록 새삼 가슴 먹먹해지는 것은
가을이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나이 탓일런지요.
혼자서는 울 수가 없어 날마다 매를 맞고 운다는 범종처럼
그대도 긴 세월 매를 맞고 혼자 울었는가 ,
가슴에 피멍이 들었는가, 그래서 먼저 갔는가 친구
“언제 다시 만나게 되면 밥이나 한번 먹지, 친구”
가끔씩 그리워 싸이트를 넘보는 걸 보면 우리가 친구 맞기는 맞나 봅니다 ^^
삶의 여정에 탈이나 전전 긍긍하면서 봄 여름을 났습니다
아침이면 하루를 걱정하면서 이런저런 모임으로 그대들과 얼굴 맞대고 겉으로만 "하하 호호" 하기도
뭣하여 함께하지 못하는 모자라는 위인 입니다
훗날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가 다시 만나질때 이렇게 여름을 지냈노라 웃으며 제가 말 합지요
가끔씩 찾아주는 그대들의 안부가 삶의 몸살을 앓는 제게
약 한첩 보다 더 힘이 되더라는 고백을 하면서 다시 또 안녕 합니다
즐거운 추석 명절들 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