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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대부고 21회 동기회 동아리
블로그21
2007.07.04 20:04

비오는 날 양수리

조회 수 519 추천 수 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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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비가 오락가락 합니다
창밖에는 멀리  낙산이 안개비에 나타나다 말다 하고 길거리 가게마다에 매달아 놓은 비닐천막이
바람이 지나갈적 마다 요란하게 흔들립니다
슬그머니 빠져나가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는 날입니다

비 오는날 양수리 강가는 감광지를 통해보는 풍경처럼 희미하고 아득합니다
흐릿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강 건너로  소리치면 내가 바라는 것들이 불쑥불쑥 나타날 것만
같습니다
이런 날일수록 좋은 사진을 만날 확률이 높다는데 빗방울이 렌즈에 맺혀 이내 포기 하고 맙니다

양수리 세미원 눅눅하고 후덥지근한 온실 안에서 비를 피하고 있습니다
빗방울이 비닐지붕을 후두둑 거리며 두들기는 소리가 가끔씩 불쑥 나타나 마음을 툭툭치고 가는
어떤 이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온실밖 연못에는 붉게 물든 연꽃들이 커다란 연잎 밑에서 나처럼 비를 피하고 있습니다
하기사 연꽃들도 저 붉고 화려한 색깔을 만들기 위해 일년동안을 인내하며 조금씩 붉은
색을 품어 왔을 테니까요. 이제 이 비가 지나가면  꽃들은 또  붉은색을 지우고 힘없이 물속에
머리 박고  스러지겠지요

비가 잠시 멎은 틈을 타 연못 끝으로 나아가 봅니다
멀리 왼쪽 강 상류를 바라보면 산굽이 돌아 아득히 보이는 곳이 내 고향 양평 입니다
작년 언젠가도 이 자리에서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납니다
비오는 날 이 곳에 서면 책상 서랍에서 꺼내보는 캐캐묵은 흑백사진처럼 어릴적 순간들이 흑백의
영상으로 살아납니다.

얼른 셔터를 몇 컷 누르고 나서 비에 질퍽해진 흙길을 돌아 나옵니다
잠시나마 땡땡이 시간을 접고 다시 고단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

 

사진/글/김용민

 

 

 

 

 

  • ?
    조경현 2007.07.04 20:22
    용민씨 홈페이지...이제부턴 로그인 해야 입 열수 있다네요. (인심이 사나워졌어요.)

    부지런하십니다.
    양수리 찍고! 일상 찍고!
    사진이 정말 아름다워요.
  • ?
    이미자 2007.07.04 21:53
    세미원에 여러번 들렸었지요
    햐아~~~ 벌린 입이 다물어 지질 않는군요 양평아저씨~~^^*
  • ?
    박정숙 2007.07.04 22:14
    TV에서 보니까 그 어느 누구는 화가에서 사진사로 전업했다더니만.
    사진은 온 머리로 찍는거라나 뭐라나.
  • ?
    김용민 2007.07.04 22:23
    우리 사이트에 사진 여러장 올리는 방법을 알았었는데 잊었어요
    나이가 나이인지라....머리두 그렇구
    홈페이지 클릭하시면 사진을 몇컷 더 볼수 있겠습니다
    경현씨 아 그거요......모르는 사람들이 자꾸 이상한 글을 올려놔서 잠시....^^
  • ?
    김해진 2007.07.04 23:27
    "빗방울이 비닐지붕을 후두둑 거리며 두들기는 소리가 가끔씩 불쑥 나타나 마음을 툭툭치고 가는
    어떤 이 같다"
    표현이 정말 멋지네.
    도대체, 가끔씩 나타나 우리 용민씨 마음 치는 얘가 누구야?
  • ?
    홍현숙 2007.07.05 07:03
    언제 가봐도 시원한 세미원.6월에는 연꽃이 덜 폈던데 지금은 축제기간?
    내일 동부모임 식사후에 또 가볼까하고 예약 했어요.
    어제 오랜만에 용민씨 블로그에 가봤는데 오늘 홈피에서 만나게 됬네요.
    세미원사진이 있길래 홈피로 옮길까 했지만,그러면 돌배나무님께서 홈피에 참여하는 기회를 뺏을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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