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것없이...미운 그 사람

by 조경현 posted Jan 2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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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동창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낯익은 이름이 올라와 있다.

무슨내용인가? 읽어보니
<저는 미국 뉴져지에 살고있는 정 아무개입니다. 
그동안 동창들과 소식없이 지냈지만 늘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제가 한국과 중국을 일년에 4차례씩 왕래하는데
금년에는 2월중 한국에 갈 예정입니다.
그때쯤 동창들을 만나뵐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
어쩌구...저쩌구...>
대충 그런 내용이었다.

성큼, 
"아! 정 아무개님! 저는 동기동창 조경현입니다. 웰컴투코리아!"
이래야 하는데...

사실 그 모임의 동기동창이래봐야
스무명도 안되는 숫자인데
아무도...답글을 달지 않는다.
나도 물론...(왜 새삼스레 보겠다는거야?) 하는 생각이 든다.

학교다닐 당시에는
그저 서로 사이좋은 친구들이었는데
왜 이리 됬을까?

15년전쯤...그친구와 만날 기회가 있었다.
동창들모임에 그의 아내와 같이 나타났다.
그 아내도 학교때부터 알던 사이인지라, 오랜만에 만난 그들을 모두 반가워했다.

그런데,
그 아내되는 향숙이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 모두
[골프를 쳤네, 아파트를 큰평수로 늘렸네, 아이 피아노선생이 유명한 某씨네,] 등등
모처럼 모임의 공통화제가 아닌, 돈자랑 일색이었다.(당사자도 같은 꽈)

그때부터 친구들은
그 정아무개에 대해 궁굼해 하지도 않고
어디에서 산다더라...는 식의 말만 주고 받았다.

그렇게 자연스레 멀어진 그사람이...오겠다는데
와서 친구들을 보고싶다는데,
이걸 우짜노?

맘 약한 나는
자꾸 답글이 쓰고 싶어진다.
"야! 종건아! 어서와라! 모두 널 보고싶어한단다."

순...거짓말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