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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대부고 21회 동기회 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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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동안 날씨가 많이 누그러졌습니다.
따뜻한 햇볕아래 공원길을 걸으면서 이 곳 저 곳 기웃거리다 보면 휴일 오후의 시간들이
술술 빠져 나갑니다

고즈넉한 공원길을 걷는 것이 좋은 것 같으면서도 홀로 걷다보면 끊임없이 외로워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가 봅니다.
오늘은 공원입구 작은 연못을 지나 하늘을 바라보고 서있는 조각상에 자꾸 눈길이 머무는
걸 보면 말입니다. 검은 실루엣 윤곽만 보이는 나신상에 렌즈를 겨누면서 어쩌면 조각가는
이 땅에 발붙이고 살면서도 늘 상 다른 먼 세상을 그리워하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약한 생물학적 결핍을 극복하기 위해 도구를 만들
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무엇인가 생각하고 또 생각한대로 도구를 만들 수 있는 능력,
그 것은 직립동물 만이 가능했던 손의 해방과 서서 걸어 다님으로서 자연적으로 커지고
발달하게 된 대퇴부의 때문이라고 합니다.

시인 노천명은 사슴을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라고 했습니다만 슬픈 것은 사슴의
기다란 목이 아니라 목을 길게 빼고 먼 데를 바라보는 사슴의 눈 이었습니다
시인의 눈에 사슴의 눈이 슬퍼보였듯 늘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며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삶은 태어 날 때부터 외롭고 비극적일 수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 합니다
생각하는 능력을 얻어 만물의 영장이 된 대신 외로워하고 그리워해야 하는 목마름의 삶도
함께 지니게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목마름을 간직하고 살아간다는 것이 목마름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삶보다 더
의미있고 아름다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자신의 삶을 힘겹게 하는 것들 때문에 더욱 강하고 아름다워지는 들꽃처럼 말입니다

김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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