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절 명 (絶 命)

by 김용민 posted Nov 2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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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양수리 세미원      

절명 (絶命)

하늘은 경악 하리 만큼 파랬고
높이 쳐다보는 것은 언제나 목 아픈 일이라서
호수에는 고만고만한 연잎들 
가을 햇살에 기대어 나른하다

바람이 툭툭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이상도 해라
온몸에서 부스스 부스스 종이 구겨지는 소리가 났지만
그 때마다 아무 일 없다는 듯
헐거워진 몸을 추스르고 일어섰다

그 때, 깡마른 연잎 하나
물끄러미 흔들리는 파문을 바라보다가
누구더라?


詩/사진/김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