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晩秋"라고 적으니, 오래전 신성일氏와 문정숙氏가 주인공으로 나왔던 영화 <만추>가 생각난다. 하룻동안의 외박을 나온 罪囚 신성일과 고독한 여인 문정숙의 애달픈 사랑이야기 였는데, 그 영화속, 문정숙씨가 늦가을 낙엽쌓인 창경원 벤치에 앉아있던 모습은 영화포스터에도 등장하였던 매우 인상깊었던 장면이었다. 그 벤치뒤에는 우리속에 갇혀있는 코끼리가 보였다 훗날 그 영화를 만든 이만희감독과 문정숙씨의 열애설이 있었는데, 낙엽과 벤치와 철창에 갇힌 코끼리의 감정까지도 그 온몸으로 표현할수 있었던 명배우에게...어느 감독인들 반하지 않을수 있었겠는가 오늘점심은 학교선배님과 같이 했다. 내가 세상살이를 하면서...解答紙가 필요할때마다 얼른 전화를 하고, 의논을 하게되는 그런분이다. 그리고 간결하고도 명쾌한 그분의 答은 언제나...正答이었다. 우리는 맛있는 국수전골을 먹고 또 맛있는 커피를 마셨다. 두사람의 화제는 이제...손주이야기다. (헉쓰~ -.-;;) 그리고 "손주가 정말정말 이쁘다!" 라고 결론을 짓는다. (홍홍~ *^^*) 집으로 돌아오는길, 길가의 은행잎들이 노랗게 물들었다. 담갈색의 가로수들도 어찌나 곱던지... 그래, 지금 가을이 몹시 깊어가는구나. 오랫만에 꽃시장엘 갔다. 국화가 이제는 세일이다.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화분들에게도 영양이 필요할거다. 나와 같이한 시간들이 오래니 그애들도...만추쯤일게다. 오늘 내가 자꾸 <晩秋>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것은 점심을 같이한 그 선배님 때문이다. 커피마시고 일어서는데, "이거 우리 회사에서 나온 달력이야!" 하시며 건네는...2007년도 달력 웬지, 가슴이 쿵! 내려앉는 소리가 들렸다. "어머! 달력을 보니, 가슴이 놀라네요!" 했더니 "말마라! 난 내년에 예순한살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