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媤宅 벌초가는데...왜 따라가나? 그건 순전히 그친구 남편의 의견이었다. 친구남편(以下 그를 "미스터李"라고 부른다.)은 오랜 이민생활로 친구도 못만나고 살아온 그의 아내, 즉 내 친구가 서울에와서 친구들을 후회없이 만날수 있는 방법이 <같이 여행가기>라고 했다. 그리고 그 李氏집 벌초에 동참하자고 제의, 3명의 여자가 따라 나섰다. <妻삼촌벌초>보다 더 날라리인 <친구 시아버지 벌초>에 우리가 무슨뜻이 있으랴? 그의 고향인 진주에 도착, 예약된 동방호텔앞으로 가니 그의 고교친구 부부들이 마중나와 있었다. 갑자기 人員이 11명으로 불어났다. 1일 : 진주에오면 중앙시장내의 제일식당 비빔밥을 먹어야 한다며 우리를 안내, 육회가 듬뿍 얹어진 비빔밥맛이 서울비빔밥하고 다르다. (다음에 또 와야지.) 생각했으니 짐작들 하시리라. 진양湖가 보이는 호텔커피숖에서 커피를 마시고 <남인수 銅像>이 있는 곳으로 갔다. 쥭박스를 눌러 '애수의 소야곡'을 듣는다. 그의 맑은 음색을 들으며 이난영...김시스터즈 이야기를 꺼낸다. 2일 : 미스터李네 벌초날, 눈치빠른 미스터리는 그의 아내에게 친척들과 자기만 산에 갈테니 우리끼리 시간을 보내라고 한다. 서울에서부터 같이온 운전기사는 우리를 가천다랭이마을로, 그 유명한 보리庵으로 안내한다. "어떻게 그리 잘아시냐?" 니깐...자기 고향이 남해란다. 벌초가 일찍 끝난 미스터리 친척집으로 이동, 전형적인 시골집 밥상을 맞는다. 막걸리처럼 생긴 식혜맛이 따봉!이다. 삼천포대교와 연육교를 보며 삼천포관광호텔에서 두쨋날밤을 보낸다. 3일 : 하동 <쌍계사>, <칠불사>, 소설 토지에 등장하는 <최참판宅>, <화개장터>... 다리에 쥐가난다. 미스터리는 이곳까지 왔으니 구례 <화엄사>를 봐야한다며 또 강행군이다. 헥~헥~ 오래 고향땅을 떠나 살았던 한풀이를 하려는지, 재첩국도 꼭! 먹어봐야한다. 전어도 꼭! 먹어봐야한다. 진주 문화빵집의 국화빵도 꼭! 먹어봐야 한다...는 미스터리를 따라 다니며 먹고 보고 이야기를 나눈 2박3일, <친구가 있다는것이, 고향이 있다는것이, 고국이 있다는것이, 때론 내 고뇌의 이유가 되기도 하는...그것들이...그것들 때문에 이렇게 또 살아지게 하는거구나...> 말을 하는 미스터리 눈시울이 붉어진다. 눈가를 닦는 그의 손, 주름진 그의 얼굴, 이전에 우리가 보았던, 그 소년처럼 맑던 그것은, 더이상 그의 모습이 아니다. 우리 모두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래, 그의 말대로 미워하는 모든것들이 사랑하는것들과 일치하는걸거다. 부산으로 향하는 친구부부와 아쉬운 작별을 한다. "고마웠어요...." "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