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수건

by 조경현 posted Aug 0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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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계속 되는 어느 여름...
지붕밑 물받이를 두드리는 빗소리도 강하고,
물받이 홈통을 타고 내리는 물줄기가 굵어지면
마당 수돗가에 있던 세수대야는 처마밑으로 옮겨진다.

빗물이 머리카락의 때도 잘 벗겨진다나...하이간에
홈통밑에는 도라무통이 놓여있다.
우리는 그물을 떠서...머리를 감고 세수를 했는데

기둥에 박힌 못위에 걸린 수건을  꺼내 얼굴을 닦는 순간,
으!! 썪은 냄새~~~

모든빨래를 손으로 하던 그 때에는,
사실 세수수건을 매일 빨수도 없었고,
장마철이라 잘 마르지도 않았는데
수건하나로...아마도 대여섯식구가 같이 썼을거다.

요즘처럼,
세탁기가  모든 빨래를 해주고,
베란다에 널어놓으면...감쪽같이 마르는 때에

오늘아침 세수하고 수건으로 닦는데
거기에서...옛날의 그 썪은 냄새가 난다. -.-;;

그 냄새속에서
어릴때 살던 그 집이 생각나고,
같이 세수수건을 쓰던  그때의 그 사람들도 그리웁다.
지금은...만날수 없는 사람들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