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계속 되는 어느 여름... 지붕밑 물받이를 두드리는 빗소리도 강하고, 물받이 홈통을 타고 내리는 물줄기가 굵어지면 마당 수돗가에 있던 세수대야는 처마밑으로 옮겨진다. 빗물이 머리카락의 때도 잘 벗겨진다나...하이간에 홈통밑에는 도라무통이 놓여있다. 우리는 그물을 떠서...머리를 감고 세수를 했는데 기둥에 박힌 못위에 걸린 수건을 꺼내 얼굴을 닦는 순간, 으!! 썪은 냄새~~~ 모든빨래를 손으로 하던 그 때에는, 사실 세수수건을 매일 빨수도 없었고, 장마철이라 잘 마르지도 않았는데 수건하나로...아마도 대여섯식구가 같이 썼을거다. 요즘처럼, 세탁기가 모든 빨래를 해주고, 베란다에 널어놓으면...감쪽같이 마르는 때에 오늘아침 세수하고 수건으로 닦는데 거기에서...옛날의 그 썪은 냄새가 난다. -.-;; 그 냄새속에서 어릴때 살던 그 집이 생각나고, 같이 세수수건을 쓰던 그때의 그 사람들도 그리웁다. 지금은...만날수 없는 사람들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