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거참...희안하네~!

by 조경현 posted Apr 1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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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 오밤중에 모이란다.

궁디가 다 앉히지도 못하는 좁은 버스좌석,
다리를 뻗을수가 있나~ 몸을 제대로 비틀수가 있나~
잠이 안와도 전등을 모두 꺼버린 실내,
여유좌석이 없으니, 친구한테 가서 이야기도 못건넨다.

이따금 고속도로 휴게소
<남자화장실> <여자화장실> 그 앞에 정차를 하고는
옷 추킬 사이도 안주고...또 달린다.

(저기 못타면 이 밤중에 오딜가겄노?)
버스 출발하기 전에
커피한잔 빼먹기도 바쁘다.

새벽 5시 되기도 前에 아침밥을 멕인다. 무조건이다.
<봄도다리 미역국> 맛이 기막히다.
밤새 못핀 오금을 잠시 피려니...
"望山에 오르자!"

(흐미~ 3시간이나 걸린다네, )
연약한 내가 미리 포기하고...
따지자면 낙오兵같은 인숙이와, 상수와...바닷가를 거닌다.
산에 올라간애들은...아마 힘들껴!
햇볕에 반짝이는 물결들이...눈부시다.

해물찌개에 들어있는 소라고둥...내가 젓가락으로 한참 빼먹은 점심밥
매콤한 국물이 일품이다.
"여기 들어있는 海産物들 이름이 뭐야?"
"몰러~ 걍 먹어~"

지심도로 가는 배위에 앉아 바다바람을 맞는다.
뱃전에 부딪치는 파도에...옷이 젖는다.
지심도는 동백섬이다.

아직 꽃이 조금 남아있는 동백나무들은
미쓰코리아들처럼 키도크고 잘생겼다.
먼지하나 없이 반질반질한 나뭇잎들이...탐난다.
가져다 뭐하게?
뭐하긴, 너무 반짝이니...이뻐서 그러지.

하도 많이 돌아녔으니 저녁밥이 기다려졌다.
床위에 놓여있던 싱싱한 해산물들,
종목이 많아...이름 생략^^
너무 먹었지.
술도...회도...밥도...찌개도.

대전에서 온, 성숙이 정희, 효경이, 권철이,
이번모임을 만들어준 공욱이와...이별포옹을 하고,

다시...그 무서운 버스에 탔다.
다리를 뻗을수가 있나~
내 작은 궁디도 다 못올라가고, 밖으로 엉거주춤 밀렸는데...

또 달려~ 달려~
공욱이가 거제도에서 그토록 신경써주던
<용변>만 해결해주던 버스기사 아저씨가
우릴 만 24시간만에 제자리에 데려다 주셨다.

잠도 못자고,
山으로, 바다로, 동백섬일주로,
초강행군을 했는데,

왜 이리 몸이 가뿐한겨?
거...참 희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