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처럼 토요일 아침,거실 유리창을 통해서 들여다보는
하늘의 막막한 깊이가
홀로그램 필름처럼 일그러지더니 휘청 했다
며칠 눈을 뜨고 새벽을 맞은 탓 이리라오늘은 오랫만에 카메라를 들고 동네 월드컵공원을 찾았다
이제는 눈 감고도 알 수있는 호수 산책길
토요일은 오리도 쉬는 날인지 한가로운 모습이 여유로워 보인다
맨발로 얼음 위를 줄맞춰 걸어가는 오리 세 마리를 보다가
문득, 이 와중에 지 지난주 영하 10 도의 매운날 군에 입대한
막내 녀석 생각을 해 본다봄 날 같은 날씨 탓인지
좀처럼 풀리지않을 것처럼 꽁꽁 얼어 붙었던 호수에
얼음 구멍마다 햇볕이 스며들어 스멀스멀 물이 배어 나온다
얼었다가 녹고 또 얼고 .다시 또 녹고 .
끝 없이 반복되는 일상
이것은 아마도 물리현상이 아니라 생명현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햇살과 얼음과 물이 어울려 빚어 낸 풍경이 아름답다
을씨년스럽기만한 겨울 풍경도
아름다울 때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추워지면 오히려 평화를 되찾는 오리에게서
추운 겨울을 나는 법을 배운다
쨍! 하는 맑고 투명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용민씨가 올린 사진때문이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