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놈이 희희낙낙하여 우리 집에 찾아왔다.
내가 며칠 전 우리 개를 데려다 키우라고 부탁했더니
말은 안했지만, "그런 x개에다 잡종을?" 하는 듯이 있었던 조카놈이었다.
그날, 웬 개를 데리고 왔는데,
보기에도 품위가 있고, 멋져 보였다. 꽤나 커다란 것이, 온통 하얀 색인 것이, 외국산인 것 같았다.
자기가 아르바이트해서 100만원을 간신히 모아 샀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이리왕 로보' 에 나오는 로보의 연인 카사블랑카를 닮았다고나 할까.
호기심이 많고, 사람을 잘 따라서 나에게도 성큼성큼 다가올 때는
"얘, 효준아, 무섭다. 나에게 못오게 해라, 어마마마마......" 했다.
싱긋이 웃는 폼이,
"개를 키우려면, 이 정도는 키워야지, 고모는 뭘, 변견을 가지고 데려다 키우라고 난리셔..."
하는 투였다.
반년? 혹은 일년이 지난 후
조카놈이 풀이 죽어 나타났다.
" 너 왜 그러니?"
설명인즉슨,
며칠전, 도독놈이
개를 훔쳐갔단다.
-박홍석씨, 조심하세요. 순종 진도개면, 호시탐탐, 탐내는 놈들이 있을걸요.
-그저, 그런 놈들은 이단 옆차기와 돌려차기로 팍! 팍! 혼내줘야 되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