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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반세기 전쯤일테다
어머니가 싸 주신 양은 도시락을 메고 소풍 가던일, 보자기에 삶은 계란 두어 개, 그리고 사이다 한 병.....
학교에서 여기 까지가 4km, 지금이야 얼마 안 되는 거리지만 그 때는 십리 길이 왜 그리도 먼지
먼지 폴폴 날리는 길은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었다
참으로 오랫만에 고향에 와서 단풍잎 발갛게 물든 가을 숲 길을 다시 걷는다
아마도 가을에 이 숲길을 걷는 것은 그 때 이후 처음인듯 싶다
처음부터 줄기차게 나를 따라오던 바람줄기는 들판 가득히 풋내를 풀어 놓는다
따스한 가을 볕이 등 뒤에서 시름없이 풀어지고
여름엔 칡넝쿨 속에 숨어 흐르던 개울 물도 오늘은 맘껏 소리를 내며 흐른다
붉고 화려한 저 단풍
흙속에서 초록 잎새가 돋는 것을 보면 경건해 지지만 가을엔 너무 아름다운 것을 보면 눈물이 난다
정말 뜨겁게 한 번 살아보리라 다짐하고 다짐을 하지만
메마른 계절 일수록 마음민 불타 올라 쓰라린 정신만 남는가
아직도 멀었을까, 내 한 몸 잠시 쉬일 곳........
가을색이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