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을로 가는 길목에서]
꽃 다 지고 난 공원 숲에서
가만가만 빛을 삼키며 가을로 가는 들풀을 봅니다.
여름 내 비바람 견뎌 줄기만 키우더니
오늘은 길가에 나앉아
제 이파리 화관처럼 둘러쓰고 있네요
땅에서 생겨났으니 땅으로 간다는 표시 일까요
땅을 향해 동그렇게 봉분을 그리며
생각해보면 누구의 가슴 안에나
제 이름 대신해 생을 키우는
베어낼 수 없는 나무 한 그루는 있겠습니다
詩/사진/김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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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感性 넘치는 시선이 붙잡는 피사체엔 詩心도 묻어납니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