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의 프로포즈

by 안희영 posted May 0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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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년 여름 어느 날 건대앞 대로변.
한 남자가 뒤에서 계속 따라오는 것 같은 기분나쁜 느낌.

 급기야 그 남자.
"시간 있으시면 저기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 하시죠?"
"병원가는 길이라 시간 없어요."
"잠깐이면 됩니다. 아까 뵙는 순간부터 너무 제 타입이시라서요. "
"어쭈구리.(속으로 근디 워쩌냐? 니가 내 타입이 아닌디) 
"뭘 잘못 보신 것 같은데요."
"난 그쪽의 큰 누나보다도 나이가 많아요."
"그러지 마시고 어쩌구 저쩌구."

 기왕이면 어린 양 마음의 상처 최소화시키며 보내야지 갖은 머리 다 굴리며 겨우 따돌리는데 성공.

"히히 내가 그래도 아직 괜찮은가벼." 
속으론 흐뭇흐뭇.

 * 2
2004년 초겨울 어느 날 건대앞 대로변
한 눈에 뿅 갈 만큼 훤칠한 핸섬남 또 접근.
아무래도 이 쪽 길이 물이 좋은가벼.
외로운 친구 있으면 여기를 서성대라고 해야겠군.

"시간 있으십니까? 어쩌구 저쩌구."
"없는데요. 어쩌구 저쩌구."

 그러다 갑자기 핸섬남.
"도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 있으십니까?"
"다른 사람한테 가 보시죠. 전 관심없어요."

 * 3
지난 주 인사동 대로변.
저번 두 케이스보다는 약간 연배가 있어보이는 평범남 접근.

"시간 있으시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도에 대해서 전혀 알고 싶지 않은데요."


 * 결론.
 - 다른 사람보다 귀가 얇아 보이는 타입.
 - 귀가 두꺼워 보이도록 하는 운동 필히 요망됨.
 - 건대앞, 인사동 거리에 사이비 도사들이 많으니 평소 조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