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

by 조경현 posted Mar 0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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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남5녀의 長男인 친정아버지에게는,
한명의 누님과, 네명의 여동생이 있다.
그러니까 내게는...5명의 고모님이 계시는거다.

초등학교때, 방학이 되면
나는 무조건 할머님宅으로 갔다.
그때 4째, 5째 고모들이 여고생이었다.

할머니집에서 하룻저녁 자고나면,
내가 들고간 방학책의 문제가 풀어져 있다.
고모들은 조카가 숙제에 신경쓸까바, 아예 대신 해결해주고
내 손을 잡고 놀러 다녔다.

교회에가서 고모들이 남학생을 만날때...나는 거기 있었다.
지금은 없어진 삼선교의 <동도극장>에서
<율브린너>가 나오는 [카라마죠프의 형제들]이란 영화도 보았다.
물론 고모들과 같이다.

그렇게 고모들과 나는,
조카이면서 때로는 친구처럼 살았다.
우리는 창녕曺氏여서,
창녕曺氏 모임에도 같이 다녔다.

최근의 <호주제 폐지>법안의 세부사항중,
고모,이모의 관계가 없어진다는것을 알았다.

내겐 늘, 아름다운 관계인 그들을 떠올리며...
그 법안이,
하나를 얻기위해, 열개를 잃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하게 된다.

이제는 같이 늙어가는 고모들, 이모들
막내고모와 나는 8살 나이차이가 난다.

나는 전화를 걸어..."거기...규정씨 계신가요?" 하고 물으면
고모는..."아이구, 요 나뿐년! 킬킬킬~ "  
하고 웃으신다.

사랑하는 고모님들! 
모두모두 행복하시고, 건강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