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들

by 조경현 posted Jan 2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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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아래,
석순씨 글에 해진씨가...<글이 좋아 아내에게 퍼나른다.>는 답글을 읽는순간,
나는 어릴적 일이 생각났다.

석순씨에게 미안할지, 해진씨에게 미안할지 모르겠지만
난...그때 그 일이 떠올라서...^^

               *                              *                               *

학기가 새로 시작되면...
헌교과서가 뒷간 대못위에 걸리는 운명이 되던... 그 시절이다.

한겨울에는,
되직한것들과, 물같은 것들이 각자 제자리를 못찾고 위로 솟아올라
(그것들을 대변, 소변이라고도 한다.)
포인트를 잘 맞춰야 하는 그때 일이다.

상황이 포인트를 맞출수도 없게되면...
지나가는 "동포여!" 아저씨를 부르게 된다.
그때마다 엄마는 내게...
"저 아저씨가 몇지게 푸는지 밖에 나가서 세고있어!"
하는 의무를 부여해 주시곤 했다.

아저씨가 밖으로 향한 네모난 작은구멍에서...오물을 퍼내기 시작하고,
내가 숫자를 한지게, 두지게 셀무렵
동네친구들이 모이게 된다.

아저씨의 똥지게 근처에는
팔방놀이가 벌어지게 된다.
왁자지껄한 소리에 동네아이들이 더 몰려든다.

그리고...
아저씨가 거름치운 값을 청구할때...
엄마의 눈이 내게 꽂힌다.
<저 숫자 맞어?>하는 확인을 요구한다.
우물쭈물........ !@#$%

동퍼아저씨가 가면...
이상스레 팔방놀이도 끝이나고,
방에 들어온 내게 엄마의 궁시렁소리가 들렸다.

"물만 걷어가고, 건더기를 저렇게 놔두는거...왜 말 안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