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4학년때 일이다. (햇수를 따지지 말자...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ㅎㅎㅎ) 그때에는, 10월24일이 <유엔데이>라고 해서, 빨강글씨로 쓰여진 휴일이었다. 그해, 유엔데이... 말하자면 連休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내장산 단풍이 유명한 까닭에 6명의 친구들이 단풍구경을 가기로 했다. 정읍까지 가는 기차가 龍山驛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맞춰 용산역으로 갔다. 세상에나~ 세상에나~ 추석무렵, 영해가 올려준 귀성객들 사진과 똑같이 驛앞 광장이 사람으로 뒤덮혀 있었다. 광장 한구석에서 쪼그리고 앉아 삶은 계란 싸온거 까먹는 동안... 발빠른 친구가 잠시 어딜 다녀오더니... "얘덜아! 얼렁 일어나! 역무원 아저씨를 꼬여서, 개찰하기전에 기차 타기로 했어!" 우리는 후다닥 일어나, 용산역의 개구멍(어느 건물 철조망이나 꼭 있었다...개** ㅎㅎㅎ)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정읍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보니, 그 역무원 아저씨가...어찌나 꼬드김을 당했던지 이미 기찻속에도 사람이 꽉 차 있었다. ㅠ.ㅠ 그날의 내장산앞은 크리스마스 이브의 明洞거리와 똑같았다. 사람들 때문에...내장산은 보이지 않았다. 숙소가 문제였다. 돌아다니다 밤이 되어...교통편도 없었다. 아릿따운 6명의 아가씨들이...아무데서나 잘수는 없었으니까. 아까, 역무원과 사바사바 하던, 그 친구가 또 없어지더니... "얘덜아! 얼렁 일어나! 숙소 구했어!" 우리는 능력있는 친구를 따라 갔는데...(안따라 가면 어디서 잘꼬?) 내장산 우체국 교환원 아가씨들의 숙소였다. 밤새...전화가 오는걸 받아, 잭으로 연결해주는 시설이 있었는데 그곳이, 교환원들의 숙소겸 사무실이었다. 한쪽 구텡이에서, 전화벨 울리는 소리, 받는소리, 연결해 주는 소리 들으며 자다깨다를 반복했다. 옴마야, 고만써야 겠다. 쓰다보니... 정말로 정말로...옛날 이야기다. 내일 설악산 가는 친구들이 마냥 부러워...ㅠ.ㅠ 나도...옛날에 단풍놀이 갔었다는...... 그런 야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