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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대부고 21회 동기회 동아리
블로그21
2004.10.21 12:01

菊花에게서 온 편지

조회 수 292 추천 수 0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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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저에요

오늘도 익산에 가 계신가봐요
어제밤에는 퇴근길에 들어오시며
절보고는 귀엽다고 손 넣어 만지시더군요
담부턴 그러지 마세요
속상해요
모르셨을테지만 제 몸에서 노란 꽃가루가 많이 떨어졌거든요

스킨십...
사랑의 스킨십 이었으면해요
욕정의 접촉이거나 제가 원치않는 쓰다듬은 싫거든요.
진정으로 사랑스러울 때만 해주세요.

바라 보기만 해주세요
그리고 가까이 다가와 남들이 들리지않을만큼의 목소리로
말을 해 주세요
예쁘다고, 향기롭다고, 사랑스럽다구요
귀를 대보면 들릴거예요
저의 수다스런 수런 거림이......

일요일엔 전시회 준비 땜에 중국 출장 가신다구요?
한참 동안 못 뵙겠네요
네? 무척 보구싶을 거라구요?
보고싶은거....저두예요.

안 계신 동안 탐스럽게 커서, 돌아오시면
더욱 예쁜모습 보여드릴게요
사랑해요.
아주 많이요.

당신의 菊花가....

 

****************

지난주 구파발 꽃시장에서 국화 화분 3개를 사왔습니다
여름내 베란다에 피었던 꽃들이 시들해졌기 때문이지요
노란색, 자주색, 보라색, 색색갈로 사왔습니다 우리집에
올때만 해도 한두송이만 꽃이 터지고 몽오리만 맺혔더니
하루가 다르게  피어납니다. 예쁘고 귀여워 지나칠때마다
쓰다듬고 만져봅니다. 무언가 깊이 사랑하게 되면 생각이
같아진다고 생각합니다.



 

  • ?
    이상만 2004.10.21 12:44
    남편은 죽기 며칠전 안목사님과 제게 자기의 사진을 국화로 장식해 달라고 했었습니다
    그땐 철이 조금 빨라서 꽃집에서 꽃을 주문 했지만 지금은 어딜 가던지 국화꽃이
    탐스럽게 피어 남편을 더욱 생각 나게 합니다
    그사람은 사랑하는 우리 모두를 두고 어디서 국화꽃을 보고 있을까요...
  • ?
    김용민 2004.10.21 13:05
    한 번도 뵙지 못한 님께.
    우리는 눈(眼)이라는 거 무척 성능이 좋은 것처럼 알고있지만
    세상 많은 것들중 지금 우리 망막에 비춰지고 있는 영상들은 참 보잘 것 없는 거지요
    조금만 작아지거나 조금만 멀리있어 보이지 않으면 우린, 곧잘
    안 보인다고 하지않고 없다고 말하지요.
    국화를 좋아 한다던 그 친구!
    틀림없이 님의 가까운 곳, 아니 어쩜 바로 곁에 있을 거라고....
    다만 님의 눈에 보이지 않고 있을 뿐.
    안녕히 그리고,
    건강 하시라는 말씀 밖에는......
    김용민
  • ?
    송보호 2004.10.21 14:42
    자주 들르세요. 잘 계실겁니다. 일도 열심히 하시고 사람들도 만나세요.
    그렇게 하고 계시죠?
  • ?
    김윤준 2004.10.21 23:00
    장돌뱅이에게 갓 시집온 새색시의 애원하는 소리로 들리네. 낄낄.. 용민이의 넘치는 詩情은 항상 마음에 와닿는다.
    이 가을에 억새풀을 그렇게 한번 스킨십해 볼까나..
  • ?
    이훈표 2004.10.22 11:12
    요 몇년간 살림이 엉망이되어 가꾸던 화초를 전부 잃어버렸다. 옮겨다니느라 신경도 못쓰고 햇볕을 받지 못하고 관리가 안되니 그럴밖에... 재건축이 끝났으니 새 집으로 가면 베란다 화단에 꽃나무를 다시 채워야지 당연히 가을에는 국화를.... 철따라 색색의 꽃을 골라가며. 용민의 글을 보고 생각이나서 한 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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