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목화의 공연 “백마강 달밤에”를 “자전거”에 이어 두 번째로 보았다
제목에서는 어느 시골 장터 악극단 냄새가 풍겼으나 연극을 보고 뒤에 소감은
한마디로 한바탕 신나는 마당극을 본 것 같다
“자전거”의 분위기가 좀 어둡고 풀롯이 어려웠던 반면에 백마강은 코믹한 대사와
굿거리 장단 때문인지 이해하는데 별로 어렵지 않았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낮이 익어서 그들의 대사 또한 쉽게 귀에 들어왔고 처음에는
모든 배우들이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을 향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대화 한다는
것에 무척 민망스럽고 당황했었으나 이번에는 그런대로 소화 할 수 있었다.
의자왕이나 계백 등 백제 멸망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소설이나 드라마등으로
많이 접해 익히 알고 있었으나 “백마강”은 조금 다른 시각에서 접근한 것 같다
유교의 번성으로 백성들이 나약해져 백제가 멸망 했다는 설정이라든가 의자왕이
결사항전하다 죽은 5000명의 결사대 혼령들을 위해 의연하게 칼침을 받는다는
저승에서의 이야기가 그랬고 또한 결사 항전에 앞서 자기 식구들을 모두 베어
죽였던 계백이 거미로 다시 태어나 쉬지않고 자식들을 잡아먹게 된다는 작가의
발상 또한 놀라웠다
당집 할멈이 죽어 혼령이 되어 눈부시게 흰 옷을 입고 무대 뒤에서 사라지는
순간 다 죽어가던 아이가 다시 살아난다는 장면과 의자왕이 면장으로 환생을 해
자전거를 타고 마을 사람들 앞을 덤덤하게 지나가는 장면 또한 인상 깊었다
다만 당집에 사는 산신들의 표정이나 의상이 주변 분위기와 다소 어울리지
않았다는 생각과 일부 배우의 과장된 연기가 가끔 거슬렸다
내가 본 오태석 작가의 작품은 모두 검은색 일색이다
오래 전 장예모 감독이 만든 “붉은 옥수수 밭”이라는 중국 영화를 보았을 때
처음부터 끝까지 온통 붉은 색조로 흐르는 스크린에 압도되어 영화가 끝나고
난 한참 뒤에도 흥분되고 설레었던 기억이 있다
사람들은 대체로 복잡하고 어지러운 환경보다는 단조로움을 더 견디기 힘들어
하는데 단조로운 색채에 오랜 시간 둘러싸여 있으면 우울증에 걸리거나 심하면
정신 이상이 된다고 한다
반면에 검정은 모든 가능성과 영감을 주는 감성의 색이다
처음 공연 때 검은색 무대에 압도되어 숨 막히고 긴장되고 답답했던 것과 달리
오히려 시선이 무대에 더 집중되는 것 같았고 관람하고 난 뒤에도 차분히 정리
되어지는 것을 보면 나도 차츰 이들의 무대에 익숙해져 가는 것 같다
이러다가 혹시 연극 마니어가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글/김용민
나는 그저 연극관람 내내,칼쌈하는 장면이 있어서 재밋고 내 수준에 맟는구나 하고,
아무 생각없이 보구나왔고,
용민이글을 보기전 에는 까맣게 잊고있었는데,
글을 보구나니 사람의 수준이 엄청 틀리다는걸 알겠다,
그래도 열씨미 할테니까 짜르지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