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늦어요?"
"아니, 더운데 뭐...근데 거 왜 여수 산업은행 친구 있지? 서울로 왔다구 친구 아줌마들이 환영 모임을 한다는군"
"왜 당신은 안가려구요?"
"응, 오후에 이천에도 가야하구 그 동안 공장 뻔질나게 오르락 거렸더니 피곤도 하구...."
"웬만하면 가보지그래요"
"어??? ( 여성동무 모임이라는데....)
"회도 몇번 얻어 먹었다믄서...그리고 맛있는 여수 돌갓 김치도 두번씩이나..."
한 시간이나 늦게 헐레벌떡 달려갔다
하지만 내가 어제 모임에 갔던 것은 정마담 생각처럼 그 동안 뭐 좀 얻어 먹은 것 때문이 아니다
사실 친구들 생각하는 맘 하나 빼면 그에게서 뭐 볼게 있는가
(결코 다듬어졌다고 볼 수 없는 외모하며, 누구는 신성일 닮았다고 하더라만.....)
언젠가 그가 말했다
나의 글을 안 사람이 좋아해서 같이 본다고....(맞어, 맞어, 하면서 읽는다나. 어쩐대나)
그러면서 볼 때마다 글 이야기를 꺼낸다
(깊이가 있고 어쩌고...사실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해 대지만 책을 많이 본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가끔 노래 "제비"를 부르란다.
어제도 너무 불러 식상할까봐 안하려했는데 공욱이 땜에 불렀다
가슴이 따뜻하기 때문일거라고 생각한다
(이건 갓김치, 詩와 상관없는 솔직한 내 생각이다)
외로움을 타는 나이인가보다
자꾸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어제 그 방이 그리 더웠던 것도 결국 가슴 따뜻한 친구들 때문이리라
나도 어제 그자리에 참석했으면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 돼었을텐데...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