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아 거울아 어쩌면 좋으냐]
거울 앞에 다가가
오늘따라 꺼칠하게 만져지는 내 얼굴이
어쩌면 내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다가
나의 쉰 다섯 해는 그저
한 낮 잘못 꾼 꿈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 거울아 어쩌면 좋으냐
문 열고 들어가면 또 다른 세상
왜 저 안에도 세상이 있지?
언젠가는 다시 올 길이긴 하여도
그런 길이긴 하여도
아주 먼 나라로 가고는 오지 않을듯
불러도 불러도 끝내 돌아서는
뒷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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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삶의 반대말이 아니다
매일밤 우리가 다시 신선해지기 위하여 깊은 잠이 필요하듯
죽음이란 그저 사는 동안의 깊은 잠일 뿐
삶이 탄생과 죽음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태어난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이
긴 삶(永生)의 작은 에피소드 일 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