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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대부고 21회 동기회 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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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308 추천 수 0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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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비가 주척거린다

이런 날엔 밖에서 누굴 만나기도 그렇고 그냥 사무실에서 개기기로 한다

전화벨이 울린다

 “난데.... 어디 안 나갈 거니?”

오랜만에 듣는 친구 목소리다

 작년엔가 하던 일이 잘 안되어 회사도 접고 일산 집도 채권자들 손에 넘어가

 다섯식구가 조그만 오피스텔에서 기거 한다 고 했었던

 “응, 와, 점심이나 함께 먹게”

친구가 들어왔다 바짓가랭이가 반 쯤은 다 젖어 가지고

“지나가다가 들렀어”

새끼, 이 빗길에 지나가기는..... 물론 내가 속으로 혼자 한 말이다

“밥 먹으러 나갈까?”

“아니 좀 있다가 얘기 좀 하구......”

작년에 오피스텔로 가면서 세간 살이를 이삿짐 쎈터 컨테이너에 맏겼는데

그동안 돈을 안내서 오늘이 집달리들 공매처 분 하는 날이란다

그러고 보니 그 좋던 얼굴이 반쪽이 되었다

 “그 만한 돈이 지금 당장 어딨어? 나두 옛날 같지 않구.....”

“ 그리구 그런 걸 왜 이제야 말을해? ”

“ 작년에 너 한테 신세도 지고해서 이야기 안 하고 갈까 하다가.....”

점심 먹고 가래고 굳이 뿌리치고 간다

다른 데 들러 알아 봐야 한다고

주머니에 있는대로 몇푼 찔러 넣어주고는 들어와 앉았다

밥 생각이 없다

배고픈 친구 곁에서 함께 굶어주는 것도 의리일까

빗방울은 자꾸 굵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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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훈표 2004.06.17 22:57
    어이! 시인양반. 난 항상 어떻게 하면 표현이 아름다운 글을 쓸수 있는지 애를 써 왔엇지 그런데 그게 애 쓴다고 되는 일이 아냐. 마음이 진솔해져야 하는데 표현을 생각하니 순서가 바뀐 거더라고.
    항상 자네 글 읽고 공감하면서 생각 많이 한다네. 좋은 생각 물론 시귀를 자주 올려 주시게나
    지금 우리 들에게는 좌절과 허무가 항상 옆에 붙어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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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보호 2004.06.18 08:59
    어제부터 답을 달고 싶었는데 이상하게 로그인하고 쓰려하면 글쓰기가 안뜨고 로그아웃되어 있어서.
    친구가 어려워서 참 안타까우시겠어요. 기도해 주세요. 용민씨의 착한(아름다운) 마음을 들어 주실겁니다.
    사람으로 할 수 없는게 얼마나 많은지. 그러나 마음의 소원을 이루시는 분이 계시죠.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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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민 2004.06.18 10:00
    누가 누구를 믿고 사랑 할 수있다는 것은 그 사람의 가슴에 몸을 담갔을 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냥 조그만 마음 씀씀이로 내가 내마음을 위안 받는 정도 일 뿐이라고........동무! 참 정답고 따뜻한 호칭이었습니다 어릴 때는..... 지금은 탈색되어 어색 하게 들리지만......이훈표 동무! , 송보호 동무! 참 반갑고 고맙습니다.자주 볼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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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경현 2004.06.18 10:09
    동무! 동무! 하니깐...수령동무가 생각나는,
    지금은 탈색된...아름다운 단어...<동무>
    그 상황에서 할수있는것...아마 용민씨가 하신것이...최선일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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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관 2004.06.18 21:23
    참 어려운 상황을 짐작 하게 하는군. 용민이의 특유의 기법으로 더욱 서정적으로 더욱 연상적으로 머리에 띄우는 것같습니다. 인간에게는 인간으로서 필요한 최소의 물질은 확보되어야 하는데 최소의 것이 되지 않으니 괴롭고, 그래서 공산주의가 생겼지만 고루 배고파지니 이것도 문제, 참 어려운 것이 인간단위의 삶같습니다. 함께하는 삶을 생각하면 우리는 자기에 꼭 필요한 이상의 잉여는 어떤 형태로든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마땅하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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