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답지 않게 포근하고 햇살이 눈부신 오후 입니다
멀리 베란다 밖 아파트 틈새로 남산이 어렴풋하게 보이고 하늘에는 구름 몇 점
한가롭게 떠 갑니다
이렇게 별다른 약속도 없어 마음이 느슨해지는 날은 무작정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옵니다
더 오래 혼자 방에서 머뭇거리면 틀림없이 또 그 몹쓸 외로움증에 시달리게 되니까요
집에서 나와 아무런 생각 없이 30분쯤 걷다보니 이태원입니다
이태원은 시내 다른 거리풍경과 조금 다릅니다
마치 외국의 어느 거리를 걷는 것처럼 노천카페가 많고 건물들 색깔이나 다양합니다
간판도 빨강 파랑 노랑등 원색이 많습니다
차분한 파스텔 톤 사진을 주로 담아온 나의 시선에는 썩 내키지 않는 풍경입니다
반시간쯤 한 컷도 찍지 못하고 어슬렁거리다가 오늘은 노랑색 컬러만 촬영해 보기로 합니다
가끔 별다른 사진의 소재가 생각나지 않을 때는 소재를 미리 정하고 집중적으로
그 소재만 찾아서 촬영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자전거, 녹슨 대문 , 빨랫줄에 걸린 옷, 빨간 빛깔 옷 입은 여자, 거리 간판에 알파벳,
아니면 아라비아 숫자, 등 ....
이렇게 테마를 정하고 다시 거리를 보면 찍을 소재가 많아집니다
오늘처럼 노란 빛깔을 찾아다니는 것도 재미 있습니다.
한강진역 블루스퀘어 뒷마당에 있는 노란색 컨테이너 건물,......유리창문에 비친 노란 풍경도 아름답습니다
화장실 노란 담벼락에 세워둔 걸레와 창문 그림자가 재미있습니다. 5컷 사진중 저는 이 구도가 제일 맘에 듭니다만.....
커피숍에 있는 외등...그림자가 조금 잘린 것이 아쉽습니다. 그림자는 가능하면 잘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에어컨 그림자가 재미있어서.....
노천카페 햇빛 그늘막 사이로 들어와 비친 햇살이 좋아서.....하늘에 구름 한점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요
사진은 뺄셈의 미학입니다. 화면이 단순 할 수록 더 보는 사람의 시선을 끌게 됩니다. 밧줄의 초점이 조금 흔들렸습니다
그리고 사진설명 여러번 읽어 머릿속에 저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