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대부고 21회 선생님들께 안녕하세요? 지난 저희 아버지 상사에 조문을 해주시고 위로의 마음을 전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선생님들 덕분에 갑작스럽게 아버지를 떠나보내는 황망함 속에서 힘을 얻고 일상에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20여 년 동안 병고를 겪으셨지만 항상 기뻐하는 세계 속에서 소망을 품고 하루하루를 감사한 마음으로 보내셨습니다.아버지는 월남전 참전을 이유로 2002년 국가유공자로 지정되어 당시 대학교를 다니던 저희들은 학비를 면제받고 학업을 이어가 무사히 졸업하였고, 첫 째 딸은 대치동 사교육계에서 교육자이자 사업가로, 둘 째 딸은 행정학계에서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 추석연휴 기간에 30년 전 식구들이 함께 갔던 양평의 옥천면옥에서 아버지와 냉면과 완자를 먹었고, 미사조정경기장 둔치에서 가을 햇볕을 쬐기도 하였습니다. 아버지의 무뚝뚝한 성품 때문에 유년기와 청소년기 때는 미처 아버지의 사랑과 희생을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철이 들고 나서야 아버지와 한 팀이 되어 반평생을 살아간 시간이 값진 선물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어렸을 때 아버지는 사대부고 시절의 이야기를 과장과 재미를 섞어 무용담처럼 들려주셨습니다. 몸이 불편하신 저희 아버지를 보살펴주시고 마음으로 품어주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그 은혜를 기억하여 주위에 사랑을 나누는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김영은, 김경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