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몇 달 동안 친구들 얼굴사진을 만들어 주느라 많은 표정들과 만날 수 있었다
어떤 얼굴은 처음부터 편안해 보이고 어떤 얼굴은 잔뜩 긴장되어 좀처럼 풀어지지 않았다
얼굴 사진을 찍다 보면 좀처럼 웃지 않는 친구를 만난다
“이빨 보이도록 한번 웃어보세요 ”
그래도 잠깐 웃는 듯 하다가 이내 표정이 굳어진다.
얼굴 사진을 찍는데 꼭 웃어야 할 이유는 없지만 긴장으로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데 웃음
만한 것도 없는 것 같다
얼굴을 찍는다는 것은 드러난 표정 뒤에 숨겨진 이면을 포착하는 일이다
촬영하다 보면 나 자신도 설명할 수 없는 그 사람의 모습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카메라
앞에 불쑥 다가 올 때가 있다
표정이나 눈 빛 뿐만 아니라 살아 온 시간마저도 고스란히 렌즈 안에 들어온다.
그런 순간 셔터를 누르면 굳이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런 얼굴을 담을 수 있다
사람이 사람을 마주할 때 보이는 기본 적인 몸짓 중에 하나가 웃음이다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혹은 내가 아름답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웃는 억지웃음이 아니
라 환한 웃음으로 해서 서로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는 그런 웃음.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슬며시 웃게 된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라는 명언처럼
기분이 좋아지는 생각을 계속 떠올리면 정말로 기분이 좋아진다. 그냥 한번 웃어 보자.
웃음에는 신통한 효과가 있다. 실없이 웃어도 한결 마음이 풀린다.
언젠가 세월이 더 흘러 오늘 만난 나의 지금 이 얼굴로 옛날을 기억하면서 “ 그땐 내가
이랬었지” 미소 짓는 날이 있겠지
돌배나무 김용민
이글을 보면서 문득 생각나는 표정들이 있네요
24여년 전에 시베리아 예니세이 강가에 "포토포바"라는 마을의 어린아이글의 해맑은 웃음과 그어린이들이 무척이나 그리워지네요
1,2차 대전의 전쟁포로들의 후손이 버려진 동토에서 살아오던 후예들인...
아침에 일어나 문을 열면 해맑은 웃음과 더불어 양손에 바로잡은 생선을 줄려고 들고 있던 어린이들이...
아직도 이들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미소에 가끔씩은 혼자서 웃음지며,
이 험한세상의 삶 속에서 위로 받곤 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