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울사대부고 21회 동기회 Life · Dream · Memories
블로그21
2018.01.24 12:01

의식의 江

조회 수 62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의식의 江

강물에 비치는 시멘트 다리가 오늘은 관능적으로 보입니다

위에서 아래로 적당히 어우러져 내리는 기둥의 곡선과 살진 부피가 등허리로부터 깊이 파였다

가 엉덩이 쪽으로 솟아오르는 여인의 누드를 보는 것 같습니다

뜬금없이 나타나는 적나라한 연상들은 전적으로 나의 내면에서 기포처럼 떠 올라오는 것이겠

지만 저 강물도 나처럼 내 알몸을 보고 있지 않을까 생각 해 봅니다




빛에 의해서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만들어지고 면과 면 사이에 선이 생기고 갈라지고 경계가
만들어지고 의식과 더불어 다른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생각에 따라 강은 강이 아닌 전혀 다른 무엇이 되기도 합니다
어쩌면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우리의 연상의 물길 속으로 들어갔다가 흠뻑 젖어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바람이 붑니다
강은 다시 벗은 속살을 감추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자로 잰 듯 분명하던 형상이 조금씩 흔들리다가 서서히 엉키면서 하나가 됩니다
어느 날 부터인가 이만저만한 이유로 각방을 쓰게 되던 중년부부가 세월이 지나면 차츰 경계
가 허물어지게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비오고 바람 불고 낙엽지고 눈 내리던 날들의 울며불며 날카롭게 날을 세웠던 수많은 일들도
세월 지나돌아보면  특별할 것 없는 한낱 시간의 환이 아니었나 생각 됩니다





강물이 빛의 조각들로 퍼덕이기 시작합니다
물살이 바람에 끌리고 밀리면서 푸른 등짝에 다시 밤하늘의 별을 만들어놓는 것을 보면서 한
없는 치매감에 어지러워집니다.
그동안 내게 와 닿았던 것들과 내 몸 속을 겉돌았다가 돌아가는 것들을 생각합니다
내 가난한 마음 안에 아직도 질척거리며 남아있는 어두운 기억들도  이렇게 강물위에서 흔들
리다가 언젠가는 사위어 갈 테지요


돌배나무/김용민

















































  • ?
    박혜옥 2018.01.24 13:36
    용민샘의 사진은
    보는 것 만으로도 인생의 저 깊은 곳을
    느끼게 합니다.

    사진으로, 글로
    마음을 맘껏 표현할 수 있는 용민샘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우리도 용민샘의 마음을,생각을
    공감해 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55 파리의 추억 4 file 윤기정 2018.12.31 95
2554 단풍 나무 아래서 2 file 김용민 2018.11.07 71
2553 세미원 戀歌 file 김용민 2018.10.22 53
2552 가을여행 르포 file 김용민 2018.10.09 62
2551 경마장 가는 날 file 김용민 2018.09.22 40
2550 가을에 file 김용민 2018.09.11 35
2549 비처럼 음악처럼 file 김용민 2018.08.24 36
2548 웃음 유감 1 file 김용민 2018.08.06 73
2547 두물머리 ( 나에게로 돌아가는 시간 ) file 김용민 2018.06.16 52
2546 골 목 길 file 김용민 2018.05.22 47
2545 봄으로의 사색 file 김용민 2018.03.31 95
2544 겨울의 자리 (양수리에서) file 김용민 2018.03.01 80
2543 보일듯이 보일듯이 (원당 종마목장에서) file 김용민 2018.02.08 78
2542 친구 권오현 2018.02.03 154
2541 클리브랜드 오케스트라 1 file 이서항 2018.02.02 129
» 의식의 江 1 file 김용민 2018.01.24 62
2539 아침에 2 file 김용민 2018.01.03 102
2538 담백하고 단순하게 (양수리에서) file 김용민 2017.12.17 109
2537 기분좋은 만남 2 지은숙 2017.11.11 188
2536 달은 보려는 사람 눈에만 뜬다 (창경궁에서) 1 file 김용민 2017.11.10 11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30 Next
/ 13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