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진을 왜 찍을까요
돈을 벌려고 찍을까요 아니면 사진으로 유명해지려고 찍을까요
아무래도 이 나이에 그럴 가능성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남들에게 자랑하려고 찍을까요
제 생각에는 아무 것도 아닌 사진 한 장을 찍어 놓고 그 것을 들여다보며 내 삶을 위로 받고
있기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법정스님은 한 송이 꽃과 물소리 바람 소리에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
라고 했습니다
그 물소리 바람소리가 조용한 산 속에서 수행하는 사람에게만 들리는 걸까요
고궁 담벼락에 내리 쬐는 노랗고 맑은 햇빛, 목덜미를 가볍게 간지르고 지나가는 한줄기
바람 그리고 바람에 떠는 노랗게 익은 나뭇잎 ......
발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늘 거기 있는 것이었지만 급히 가느라 눈여겨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따듯한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볼 때 내 마음의 문이 열리고 마음이 열려야 그 것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목소리와 빛깔이 나에게 와 닿는 것입니다
“달은 어디에도 있지만 그 것을 보려는 사람에게만 뜬다”라는 말처럼 우리들이 사진을 통해서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은 삶을 한 걸음 한 걸음 음미하며 가는 여행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창경궁에서 김용민
이번 창경궁 촬영주제는 “그림자” 였습니다
행복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있다는 것
용민샘의 사진을 보며
행복해집니다.